“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
700만 명 이상이 본 영화 ‘파묘’의 키포인트가 되는 대사다. 여우는 한반도를 강탈한 일본, 범은 한반도의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을 뜻한다. 영화는 일본이 조선의 식민지배를 위해 백두대간 곳곳에 쇠말뚝을 박아 한반도의 정기를 끊으려 했다는 설(說)에 설정을 두고 있다. 백두대간이 무엇이기에 그곳에 쇠말뚝을 박는 것으로 한반도의 정기를 끊을 수 있다고 여겼을까.
“일본이 조선을 수탈하던 시기에 우리 조상들이 가장 믿었던 신앙이 무엇일까요? 바로 풍수지리입니다. 산세와 지세뿐만 아니라 음택과 양택 등 이런 것들이 생활 속에 밀접하게 자리 잡고 있었어요. 백두대간(白頭大幹)도 영조(1724~1776) 때 편찬된 산경표를 통해 이미 체계가 잡혀 있었습니다. 그러니 조선 사람을 정신적·정서적으로 지배하기 위해선 먼저 그것을 훼손하는 작업이 필요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