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이 중국에 도둑맞았다…‘알테쉬’ 반격 나선 동대문

  • 카드 발행 일시2024.03.12

Today’s Topic
광저우산 옷이 쏟아진다
‘알테쉬’ 맞서는 동대문 커머스

팬데믹 이후 K패션의 성지 동대문은 절반으로 쪼개졌다. 오프라인 동대문 상권은 무너지고, 온라인 동대문 커머스(상거래)는 성장했다. K패션의 디지털화, 글로벌화를 이끈 ‘브에지’(브랜디·에이블리·지그재그, 가나다순)가 대표적. 가성비 옷을 당일 배송하는 혁신으로 1020 여성들의 마음을 쏙 가져갔다.

그런데 팬데믹보다 더 무서운 게 나타났다. 패스트패션으로 북미에서 아마존을 무릎꿇린 ‘알테쉬’(알리·테무·쉬인)가 한국 시장도 공습 중.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대량생산한 5000원 원피스, 1만원 재킷을 일주일이면 한국에서 입을 수 있다. 불황과 고물가에 시달리던 한국 소비자들은 일단 대환영하는 분위기. 동대문 기반 한국의 패션 산업, 일명 ‘동대문 커머스’는 중국의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광저우 커머스’를 이길 수 있을까.

💬 목차

1. 광저우 패션의 공습
2. 동대문 커머스, 두 번째 위기
3. 3대 동대문 커머스의 머릿속
4. 솟아날 구멍 있다 생존 비법은
5. 패션 커머스의 미래는

오혜정 디자이너

오혜정 디자이너

1. 광저우 커머스의 공습

지난 7일 서울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 대형 쇼핑몰 굿모닝시티 2층은 텅 비어 있었다. 1층에서 2층으로 이동하는 에스컬레이터는 멈춘 지 오래. 한때 상인·쇼핑객으로 가득 찼던 동대문 쇼핑몰은 공실만 늘어나는 중이다. K패션의 중심지, 동대문은 팬데믹 충격 이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대세는 온라인 쇼핑으로 넘어갔는데, 이제는 바다 건너 광저우 커머스까지 덮쳐오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동대문 굿모닝시티의 2층 매장이 텅 비어 있다. 김남영 기자

지난 8일 서울 중구 동대문 굿모닝시티의 2층 매장이 텅 비어 있다. 김남영 기자

◦ 알테쉬, 패션도 잘해요: 알리와 테무가 생활용품과 전자기기만 다룬다고 생각하면 오산. 알리는 패션 전문관 ‘에이패션(A.Fashion)’을 지난해 3월 선보였다. 국내 유명 유튜버들과 협업하고, 국내 셀러(판매자)들도 적극적으로 입점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패션 분야 전문인력 채용도 늘렸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拼多多·PDD홀딩스)가 만든 테무 역시 여성 의류부터 아동복, 남성복, 액세서리, 가방까지 패션잡화와 의류를 저가 판매하고 있다. 전 세계 MZ세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쉬인도 한국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들이 파는 저가 의류는 중국의 동대문으로 불리는 광저우와 항저우 공장에서 생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