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업적 아무나 못한다” DJ는 진심으로 내게 평했다 (97)

  • 카드 발행 일시2024.03.11

김대중(DJ)과 대선후보 단일화, 그리고 DJP 공동정권의 탄생. 언론에서는 극(極)과 극의 만남, 물과 기름의 결합이라고 평했다. ‘과연 정치판에서는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면서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만큼 DJ와 나는 이전까지 걸어온 길과 추구하는 철학, 역사관이 달랐던 게 사실이다. 우리 둘은 함께하기보다 서로 반대편에 서 있던 때가 더 많았다.

DJ의 손을 잡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앞장선 내 선택에 의문과 불만을 제기하는 이도 많았다. 상대 후보 진영뿐만 아니라 나의 전통적인 지지층에서도 실망과 낙담을 드러냈다. 그들의 거칠고 사나운 문제 제기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공산주의자 김대중을 왜 도왔느냐?’는 것이었다. DJ는 십수 년 전 대통령직을 떠났고 이미 고인이 됐지만 지금도 내게는 이러한 질문이 따라붙곤 한다.

2000년 1월 4일 김종필 총리(왼쪽)와 김대중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2000년 1월 4일 김종필 총리(왼쪽)와 김대중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