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동네 학원 보내라…단, 영어는 대치동뿐이다? ④

  • 카드 발행 일시2024.03.04

왜 수능·내신 영어를 따로 공부해야 하죠? 영어 배우는 데 미국식, 한국식이 따로 있나요?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만난 위우섭 ILE어학원 원장은 이렇게 물었다. 대치동을 대표하는 영어학원 중 한 곳을 운영하는 그가 이런 의문을 품은 덴 이유가 있다. 이곳 아이들은 보통 5세에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하 영유)에 입학해 초등 저학년까지 듣기·말하기·읽기·쓰기 등 4대 영역을 고루 배우다가 초등 고학년이 되면 중·고등학교 내신과 수능을 위해 문법과 독해로 태세를 전환한다. 언어로서 영어를 배우는 ‘미국식’ 학습에서 시험 잘보기 위한 ‘한국식’ 학습으로 바뀌는 것이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공교육에서 영어 수업이 시작되는 초등 3학년은 일종의 변곡점이다. 이때 알파벳을 처음 배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해리포터』를 원서로 읽는 아이도 있다. 후자는 그해 수능 1등급 완성을 목표로 한다. 2018년부터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90점만 넘으면 모두 1등급을 받게 된 덕분이다. 영어를 일찍 끝낼수록 수능에서 변별력이 큰 수학을 공부할 시간이 늘어난다는 계산도 한몫했다. 헬로 페어런츠(hello! Parents)가 ‘대치동으로 본 초등 사교육 대해부’를 진행하며 수학에 이어 영어를 살펴보는 이유다. 현실을 가감 없이 담기 위해 양육자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고, 학원가에서 통용되는 용어도 그대로 썼다.

Intro. 미국식 vs 한국식 영어교육
Part 1 대세는 ‘미교’, 영유서 시작한다
Part 2 수학은 동네, 영어는 대치동 간다
Part 3 초4면 뺀다? 그때부터 진짜다

🔠Part 1 대세는 ‘미교’, 영유서 시작

대치동 초등 영어학원가를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빅(Big)3’다. 사람마다 빅3를 꼽는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통상 2001년 문을 연 렉스김어학원을 필두로 각각 2005년, 2006년 설립된 ILE어학원, PEAI어학원 등을 일컫는다. 모두 대치동에서 2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해 온 터줏대감이다. 에디센어학원(2014년), IN어학원(2016년) 등 신흥 강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빅5’ ‘빅10’란 말도 생겨났다. JLS정상어학원 출신 원장이 ILE를 세우고, ILE 출신이 나와서 PEAI를 만들고, PEAI와 트윈클 출신이 모여 띵킹어학원을 세우는 등 이합집산도 활발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