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팩하다 "수갑 왜 채워요?"…강남 유흥업 마약女 체포 순간 [대한민국 마약 루트를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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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하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화려한 옷으로 치장한 재벌과 연예인 등이 모인 고급 클럽의 파티룸. 화려한 조명 아래 널려 있는 흰색 가루와 정체불명의 주사기들.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린 마약 투약 현장은 그랬다.

그러나 '찐' 마약 투약 현장은 대중 매체에서 묘사하는 모습과 전혀 다르다. 2022년 대검찰청의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마약류 사범의 범행 장소 가운데 가장 많은 곳은 가정집(45%)이었다. 유흥업소는 단 0.4%. 실제 대부분의 마약 투약범은 본인 집에서 은밀하게 범죄를 저지른단 의미다.

그만큼 마약 투약범이 누군지 파악해 체포하긴 어렵다.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에서는 생생한 마약 투약 의혹 사범 체포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대형 연재 기획물 ‘대한민국 마약 루트를 가다’(이하 마약 루트)를 통해서다. 해당 기사에는 검찰이 지난해 12월 20대 후반의 여성 유흥업소 종사자를 체포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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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마약 투약 의혹을 받던 여성을 체포하고 있다. 사진 인천지검

지난해 12월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마약 투약 의혹을 받던 여성을 체포하고 있다. 사진 인천지검

‘마약 청정국’ 대한민국은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해 1~10월 검거된 국내 마약류 사범 수는 2만2393명. 이미 2022년 1년간의 수치(1만8395명)를 가뿐히 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선균의 비극’으로 대표되는 굵직한 마약 스캔들이 잇따랐고, 중산층과 서민층으로의 빠른 확산을 실감할 만한 사건들도 연이어 터졌다.

‘마약 루트’ 취재팀은 2024년을 ‘마약 퇴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경에서 6개월 이상의 국내외 장기 취재를 통해 한국을 오염시키는 마약의 유통 경로를 근원에서부터 샅샅이 파헤쳤다. ‘세계의 마약 공장’으로 불리는 마약의 출발점 ‘골든 트라이앵글’을 현지 취재한 이유다.

직접 본 ‘골든 트라이앵글’은 곳곳이 구멍투성이였다. 한 지역에는 마약 주산지인 미얀마, 라오스와 태국을 구분하는 구조물이 대나무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수직의 장벽밖에 없었다. 동행한 주영호 관세청 국제조사과 주무관은 “저 벽만 넘으면 미얀마인데 몰래 들어가서 마약 갖고 다시 넘어오는 건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태국 치앙라이 매사이(Mae Sai)에 위치한 국경의 모습. 얇은 대나무 벽 너머는 미얀마 영토다. 지난해 11월 취재에 동행한 주영호 한국 관세청 국제조사팀 주무관이 골든 트라이앵글 국경의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이태윤 기자

태국 치앙라이 매사이(Mae Sai)에 위치한 국경의 모습. 얇은 대나무 벽 너머는 미얀마 영토다. 지난해 11월 취재에 동행한 주영호 한국 관세청 국제조사팀 주무관이 골든 트라이앵글 국경의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이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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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타칠렉과 맞닿은 태국 매사이의 국경에는 검문소가 있었지만 허술하긴 마찬가지였다. 양국 국민이 쉴 새 없이 지나다녔지만, 몸수색은 전혀 하지 않았다. 주머니에 마약이 있었다고 해도 전혀 알 수 없는 지경이었다.

물길은 더 심했다. 태국 북동쪽에 있는 라오스와 태국 간 메콩강 국경은 서울 한강보다도 경계가 허술했다. 군인 한 명 눈에 띄지 않았다.

마약 루트

마약 루트

이처럼 미얀마와 라오스에서 생산되는 마약은 허술한 국경과 미약한 검문망을 유유히 뚫고 태국으로 넘어와 배와 비행기에 실린 뒤 북동쪽으로 방향타를 틀어 대한민국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한국으로 마약을 실어 보내는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중앙일보가 국내외 수사·정보기관과 태국 현지 취재를 병행한 결과 확인한 대표적 ‘마약 발송자’가 ‘조선족 마약왕’ 주밍신(29)이다. 그는 태국 모처에서 최소한 33회에 걸쳐 다량의 마약을 한국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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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조직은 다국적 기업이었다. 지난해 국내에서 암약하다가 체포된 그의 조직원들은 중국인, 미국인, 베트남인, 한국인 등 국적이 다양했다.

특히 주밍신과 그의 조직 뒤에는 멕시코의 대형 국제 마약밀매 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제 마약밀매 조직이 한국을 ‘시장’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한국으로 밀반입되는 마약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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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흘러들어온 마약의 최종 배송지는 어디일까.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대형 오피스 빌딩에서 한 혁신 금융업체 대표가 체포됐다.

그는 놀랍게도 EMS(국제우편)를 통해 서울 강남 한복판의 사무실로 마약을 버젓이 배송받아 투약했다. 그가 배송받은 봉투에는 환각 효과가 필로폰의 300배에 달한다는 마약 LSD가 들어 있었다.

‘마약 루트’ 취재팀이 단독 보도한 이 사건은 마약의 저변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산했는지, 마약을 구하는 게 얼마나 쉬워졌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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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엇이 궁금한가.

문제의 금융업체 대표가 누구인지와 그를 체포한 비결?

조선족 마약왕 주밍신의 얼굴과 그가 탈북자로 위장해 태국 당국에 자수했던 이유?

태국에서 갱단 보스 살해 혐의로 수배된 미국인이 한국에서 마약 장사를 하게 된 배경?

간 크게도 마약 제조 기계를 수입해 국내에서 마약을 제조하려 했던 ‘타노스’의 사연?

어렵게 취재팀과 만난 구속 피의자가 두려움을 무릅쓴 채 털어놓은 마약 업계의 생생한 이야기?

‘금단의 풀’ 대마초가 대규모로 자라고 있는 태국 대마밭의 모습?

이 모든 것을 기존의 일회성 기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입체적이고 생생한, 더중앙플러스 ‘마약 루트’ 시리즈에서 확인할 수 있다. 흥미진진한 취재 뒷얘기를 기자들의 음성으로 직접 들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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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은 ‘마약왕이 되는 길’ ‘조폭과 마약’ ‘10대 청소년들의 마약 문제’ 등 아직 뚜껑을 열지 않은 향후 기사들 속에도 마약과 관련한 알짜 정보들을 풍부하게 담아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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