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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방탄복이라도 줘요? 총 맞고 싶어요?
총을 든 군인의 매서운 눈초리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순간, 기자의 머리 속에 떠오른 건 검찰 관계자가 건넨 한 마디였다.
사전 취재 과정에서 만난 그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의 마약 운반 루트를 직접 보고 싶다”는 기자의 말에 반농담조의 답변을 내놓았다.
바로 이 지역 인근에서 미얀마 마약 조직과 태국 군인들 간 총격적인 벌어져 15명이 사망했다는 내용의 외신 기사도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무장 군인의 존재는 두 가지 두려움을 안겼다. 그 하나는 정말로 총 맞을 수도 있다는 본능적 두려움이었고, 다른 하나는 여기서 취재가 허무하게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었다. 그것도 목적지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말이다.
태국발 비행기에 오른 건 지난해 11월15일이었다.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태국 북부의 치앙라이에 도착한 취재팀은 거기서 승합차를 구해 다시 구불구불한 산비탈 길을 내쳐 달렸다. 태국에서 처음 보는 산길이었다. 등이 좌석으로 쏠릴 만큼 비스듬히 기운 채 이동하다 보니 마치 강원도 대관령 비포장 산길을 넘는 듯했다.
마침내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매사이(Mae Sai)’로 막 진입하려던 순간 바로 그 군인과 조우했다. 태국 군인은 창문을 내리게 한 뒤 차량 내부를 매섭게 쏘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