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도 이긴 ‘건방진 천재’…앤서니 김, 12년 만에 돌아온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2.28

2012년 5월 3일. 미국 PGA 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친 후 앤서니 김은 캐디백을 차 트렁크에 집어 던지고 떠나버렸다.

12년이 흘렀다. 사우디 후원의 LIV 골프는 27일(한국시간) 한 사나이가 사막에서 골프를 치는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오랫동안 어둠 속에 머물던 자가 재탄생한다”는 내용이다. 스윙을 하는 주인공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실루엣으로 봤을 때 앤서니 김이 확실하다.

LIV CEO 그레그 노먼은 X에 “그는 놀라운 재능을 갖고 있다. LIV 골프 커미셔너로서 이 스타에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돼 영광이다. LIV 골프 가족이 된 걸 환영한다. 골프계는 당신을 그리워했다”고 썼다.

앤서니 김이 선수로 복귀한다. 3월 1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인근 로열 그린 골프장에서 열리는 LIV 대회에 출전한다. 그레그 노먼이 앤서니 김을 찾아가 복귀를 설득했다고 한다.

운동선수의 은퇴 번복은 흔한 일이지만 12년 만에 컴백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이제까지 대중에게 알려진 가장 긴 스포츠 스타의 공백은 프로 복서 조지 포먼과 테니스 스타 비외른 보리의 10년이다.

장기간 자리를 떠난 선수가 돌아오기 힘든 건 두 가지 이유다. 첫째는 시간이 지나면 기량이 떨어진다는 것이고, 둘째는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는 점이다. 두번째 문제가 더 극복하기 어렵다.

앤서니 김은 달랐다. 앤서니 김 은퇴 직후부터 미디어와 대중들은 그를 끊임없이 찾아 다녔다. 주류 매체들도 그랬다. 앤서니 김의 의사와 상관없이 복귀설이 벌써 몇 차례 나왔다. 미디어와 대중들은 그를 잊지 못한다.

앤서니 김의 화려한 버클. 중앙포토

앤서니 김의 화려한 버클. 중앙포토

앤서니 김은 첫 등장부터 튀었다. 2006년 프로로 전향해 첫 출전한 PGA 투어 대회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준우승했다. PGA 투어 신인이 된 2007년 “나는 호랑이(타이거 우즈)를 잡으러 온 사자”라며 큰 소리를 친 건방진 사나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