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것 때문에 망할수도” 외환위기 부를 변수 한 가지

  • 카드 발행 일시2024.02.26

📈e-Data 스토리    

글로벌 머니의 세계는 분석과 예측이 쉽지 않은 곳입니다. 단지 거래 완료 이후 나타난 가격만이 뚜렷할 뿐입니다.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가격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며 세속의 신이란 반열에 올려놓기도 한 이유입니다.

스미스 이후 수많은 이코노미스트는 가격이 드러나기 이전에 경제 흐름을 포착하기 위해 온갖 데이터와 지수를 개발했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는 생산-유통-교환 과정을 좀 더 명확하게 알기 위해서입니다.

e-Data 스토리는 무수한 경제(economy) 데이터(data) 가운데 ‘현재’ 시점에서 많은 점을 시사하는 수치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어느 순간 현대 국가는 기업과 가계의 빚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이후 빚은 윤리적 족쇄를 벗어나, 빚내는 일이 합리적인 경제활동의 하나로 받아들여졌다.

경제인류학자 고(故) 데이비드 그레이버 전 런던정경대(LSE) 교수가 생전에 강의 시간에 한 말이다. 그는 빚의 역사를 파헤친 『부채: 첫 5000년(Debt: The First 5,000 Years)』을 2011년 펴냈다.

데이비드 그레이버 전 LSE 교수

데이비드 그레이버 전 LSE 교수

현대 국가가 빚으로 경기를 조절하고 있다는 말은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으로 또는 시중은행 등이 참여하는 자금시장에 돈의 양을 늘리는 방식(Qe)으로 기업과 가계의 빚을 줄이거나 늘려 경기(물가)를 조절한다는 얘기다.

그레이버 교수는 “빚이 없다면 현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무력화한다”며 “그 바람에 ‘빚은 낭비벽이 심한 인간이나 짊어지는 것’이라는 윤리적 비판에서 풀려났다”고 말했다.

그레이버 교수가 제시한 부채 증가의 진단이 맞는지를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글로벌 대형 시중은행의 이익단체인 국제금융협회(IIF)가 2024년 2월에 내놓은 글로벌 부채 모니터(Global Debt Monitor, 2024년 2월)에 따르면 2023년 각국 정부와 개인, 기업의 빚이 15조 달러(약 1경9950조원) 늘었다. 중국의 2023년 국내총생산(GDP, 17조 달러)에 버금가는 빚이 불어난 셈이다.

그 바람에 글로벌 총부채는 313조 달러(약 41경6290조원, 아래 막대 그래프)에 이르렀다. 액수가 커지면 실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 사람이 짊어지고 있는 빚더미를 계산해 보면 약 3만9000달러(약 5187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아에서 초고령 노인까지 그 정도 빚더미 위에 올라앉아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