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발끈 뒤 文정부 변했다? 대만 잠수함 스파이 미스터리①

  • 카드 발행 일시2024.02.19

2022년 1월, 의외의 인물이 타이베이 한국대표부를 찾았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 중진 마원쥔(馬文君) 입법위원(국회의원). 그의 손엔 정체 모를 USB가 들려 있었다.

대만이 한국의 잠수함 기술을 훔쳤다는 증거가 여기에 있다.

즉각 국가정보원이 움직였다. 당시 국정원은 대만 잠수함 개발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던 한국 중소업체 S사를 3년 가까이 추적·수사 중이었다.

대만에 도면 전체가 유출됐다고 지목된 잠수함 DSME-1400.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잠수함이다. 중앙포토

대만에 도면 전체가 유출됐다고 지목된 잠수함 DSME-1400.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잠수함이다. 중앙포토

‘한국 잠수함 도면이 대만에 유출됐다’ 파장 

그로부터 2년 뒤인 올 1월 3일, 국내 언론에 충격적인 뉴스가 대서특필됐다.

한국 잠수함 설계 도면 2000쪽이 통째로 대만에 유출됐다.

지난해 9월 진수한 대만의 첫 국산 잠수함 ‘하이쿤’을 만든 대만국제조선공사(CSBC)에 한국 잠수함 도면이 유출됐고,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퇴직자 두 명과 국내 잠수함 컨설팅업체 S사가 산업스파이 혐의로 입건됐다는 내용이었다.

마원쥔 대만 국민당 입법위원. 사진 대만 입법원

마원쥔 대만 국민당 입법위원. 사진 대만 입법원

“유출됐다는 잠수함은 한국 게 아닙니다”

그런데, 관련 보도 직후 서울 모처에서 만난 S사의 변호인은 중앙일보 ‘이것이 팩트다’ 팀에 이런 얘기를 전했다.

대만에 유출됐다는 잠수함 도면은 한국 게 아닙니다. 뭔가 잘못됐어요. 한번 확인해 보세요.

믿기 힘든 얘기였다. 이미 수백 건의 관련 기사가 온라인을 도배하고, ‘매국노 스파이를 처단하라’는 댓글이 쏟아졌던 때다. ‘기술 유출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언론사 사설도 줄을 이었다. 중국과 대만은 물론 서구권 외신도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