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한 일은 ‘언플’밖에 없다, 한국 축구 망친 ‘진짜 스파이’

  • 카드 발행 일시2024.02.16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기간 중 축구대표팀 경기력 부진에서 출발한 한국 축구 개혁 이슈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지도력 논란으로 점화한 불씨가 대표팀 내 주축 선수들의 갈등 파문으로 이어지며 활활 타오르는 모양새입니다.

축구계 여러 인사들은 “차제에 대표팀을 넘어 한국 축구 전반에 대한 총체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특히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대한축구협회의 리더십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한국 축구가 건강하게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요. 이 근원적이면서도 어려운 질문에 대한 레드재민의 ‘빨간 맛 해답’을 들려드립니다.

대한민국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정상 탈환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건 아쉽지만 엄밀히 말해 ‘4강’이라는 성적표의 액면가가 그리 낮아 보이진 않는다. 그런데도 축구 민심은 활활 불타오른다. 정치인들도, 연예인들도 축구대표팀과 관련한 ‘따끔한 한마디’를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이 논란에 참여하고 있다. 대중의 분노는 일차적으로 사령탑인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을 향하지만, 그의 경질이 확정된 이후에도 이 상황이 해소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모든 걸 감독 탓으로 치부하고 넘기기엔 한국 축구의 중심부에서 은근히 퍼져 나오는 여러 가지 징후들이 심상치 않다.

아시안컵 도전을 4강에서 멈춘 뒤 아쉬워하는 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연합뉴스

아시안컵 도전을 4강에서 멈춘 뒤 아쉬워하는 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연합뉴스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은 우승 후보다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6경기나 치르는 동안 ‘아시아의 맹주’다운 이름값을 제대로 증명한 경기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손흥민), ‘레바뮌(레알 마드리드·FC 바르셀로나·바이에른 뮌헨의 줄임말. 유럽 최고의 축구 클럽을 의미하는 조어) ’ 주전 센터백(김민재), 킬리앙 음바페의 동료(이강인)를 모두 갖추고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6골, 토너먼트 3경기에서 4골을 허용하며 실점으로만 두 자릿수(10실점)를 채웠다.

드라마 같은 승리로 마무리한 16강전과 8강전 또한 짜릿한 경기 결과가 불안한 내용에 대한 기억을 임시 삭제한 것에 불과하다. 클린스만에겐 위기에 대처할 전술 능력이 부족했다. 그의 곁을 지키는 코칭스태프도 결핍을 메우지 못했다. 위기 상황과 맞닥뜨릴 때마다 만병통치약처럼 되뇌던 마법의 주문 ‘파이팅’은 결국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한계에 부닥쳤다. 심지어 결승행을 앞둔 중요한 길목에서 우리 선수들끼리 서로 반목하고 갈등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다른 건 몰라도 선수단 장악 능력만큼은 탁월하다”던 클린스만 감독의 유일무이한 장점마저 퇴색돼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