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별 “어떻게 아셨어요?”…2전2패 뒤엔 불운 있었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2.14

지난해 6월 KLPGA 투어 DB 한국여자오픈이 열린 충북 음성의 레인보우힐스 골프장. 18번 홀 그린 기준 약 100m 지점 오른쪽 페어웨이에 디벗이 유난히 많았다. ‘디벗 밭’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대회를 앞두고 골프장 측에서 일반 내장객들의 티잉 그라운드를 앞으로 당겨 놓은 데다 이쪽 땅이 깔때기처럼 우묵해 볼이 모여 디벗이 많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선수들의 탄착점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일반인들의 티잉 구역을 앞으로 이동시켰을 것이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선수들의 티잉 구역은 훨씬 뒤쪽이어서 티샷이 이 지점까지 거의 가지 않았다. 그러나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지는 않는다.

지난해 한국여자오픈 연장전 두 번째 홀에서 김민별의 티샷은 유난히 잘 맞았고 내리막 경사지에 떨어져 런도 많았다. 이 볼이 디벗 밭 쪽으로 굴렀다.

김민별이 전지훈련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테라라고 골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김민별이 전지훈련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테라라고 골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전지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테라라고 골프장에서 김민별을 만났다. 김민별은 “어릴 때부터 LPGA 투어 최고 선수가 되려는 목표를 갖고 있었는데 미국에 처음 와 보니 연습 환경과 날씨가 좋아서 LPGA 투어에 와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렬해졌다”고 말했다.

2022년까지 인근 미션힐스 골프장에서는 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열렸다. 김민별은 “나비스코에서 우승하고 호수에 뛰어드는 선배 선수들을 보고 나도 꼭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연장전 디벗에 관해 묻자 김민별은 “디벗에 들어간 걸 어떻게 아셨어요?”라고 되물었다. 김민별은 “진 건데 괜히 핑계 대는 것 같아 미디어나 주위에 얘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의 캐디와 가족 등 일부만 그 불운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