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가 찐부자에 추천한 상품…“일반 개미, 따라 사도 좋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1.25

머니랩

돈을 버는 길에 정답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모범답안’은 길잡이가 되어 줍니다. 머니랩이 상위 0.1% 부자들의 선택을 받는 펀드와 관심 갖는 투자 상품을 알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요즘 부자들은 원하는 게 다르다.

‘우리나라 최고 부자’하면 대다수가 ‘오너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굳이 다수가 인정하는 답을 찾자면 ‘상속이 아닌 자수성가한 부자’라는 게 글로벌 선진 시장의 정의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매년 4월 ‘한국의 50대 자산가 리스트’를 발표하는데, 지난해 한국 최고 부자는 김병주(60) MBK파트너스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부자로 꼽힌다.

주식 평가액을 기준으로 하면 이재용 회장이 1위 부자가 맞다. 하지만 이 기준으로 봐도 상위권에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8위), 김범수 카카오 창립자(9위), 방시혁 하이브 의장(10위) 등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속속 치고 올라오고 있다.

배광수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본부 대표는 “자수성가한 고액 자산가들은 자산을 관리해 부를 불리는 동시에 본업인 사업을 지속해서 성장시킨다”며 “더불어, 힘들게 벌었으니 한 방에 배팅해서 다 날리는 투자를 꺼려한다”고 특징을 꼽았다. 그들은 은행 이자의 2~3배 수익을 꾸준히 내길 요구하는 ‘까다로운’ 투자자란 설명이다.

배광수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본부 대표가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배광수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본부 대표가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20년 가까이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배광수 대표는 IB에 이어 프라이빗뱅킹(PB)까지 연달아 맡은 업계 최초의 인물이다.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원하는 기업관리와 까다로운 자산관리,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려면 IB와 PB 두 날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머니랩이 그런 배 대표에게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트렌드를 물었다. 고액 자산가들에게 인기 있는 상품 중 개인투자자들이 따라 살 만한 투자 상품도 많다. 특히 개인투자자가 기업 입장에서 시장을 바라보면 새로운 투자 기회가 열린다. 기업의 ‘나쁜 유상증자’를 피하거나, 채권을 똑똑하게 고르는 일명 ‘지피지기’ 투자법이다. 아래는 일문일답.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Point 1 요즘 부자들은 다르다
-바뀐 부자들의 트렌드, 뭐가 달라?
-고액자산가는 ‘+ 이것’ 원한다

📌Point 2 자산가들이 올해 주목하는 것
-고액 자산가들이 앞다퉈 사는 펀드가 있다는데

📌Point 3 지피지기 투자법
-자금 조달 전문가가 말하는 회사채 투자 적기는?
-기업의 속내를 알고 투자하자, 유상증자 피하는 법

배광수 대표는 누구?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배광수 대표는 프리미어블루 본부 대표 직전까지 NH투자증권 Industry 3부를 이끌며 현대자동차그룹, 한화그룹, HD현대, 한진그룹 등 중후장대 기업의 자금조달부터 M&A 자문까지 IB 비즈니스 전반을 담당해왔다. 10년 전 국내 기업 최초 사례였던 포스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한 일화가 유명하다. 2022년에는 한화솔루션의 인적 및 물적분할 딜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당시 물적분할은 개인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는데 ‘자사주 공개매수’라는 주주 환원책으로 정면돌파하기도 했다.

‘요즘부자’들...자산관리로는 부족 

IB 대표에서 PB 대표로 온 이례적 사례다. 왜 IB 경험이 필요한가.
요즘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자산관리는 물론 기업관리도 원하기 때문이다. 신생 기업이 사업이 잘 되면 투자를 받게 된다. 투자를 받아서 계속 잘 되면 상장(IPO)을 한다. 상장 전후로는 불필요한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필요한 부분은 인수합병 할 수도 있다. 이때 필요한 자본조달 과정에서 지분도 지키고 주가 관리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으면 상속 증여세를 줄여야 한다. 물려주지 않는다면 기업을 팔아야 한다. 이 전 과정에 솔루션을 줄 수 있는 게 IB 부문의 힘이다.
자수성가 자산가들의 가장 큰 고민은.
중견‧중소기업은 자본조달이 쉽지 않다. 대기업들처럼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다. 특히 요즘은 고금리가 2년간 계속되지 않았나. 자금조달이 어느 때보다 어렵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의 대규모 자금조달은 악재다.
올해 유상증자가 많을 거다. 이미 연초부터 대거 나오고 있다. 모든 유상증자가 나쁜 건 아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본을 잘 투자해 수익이 나면 주가는 오르고, 배당으로 돌아와 주주에게도 좋다. 반면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증자는 기존 주주 지분을 희석하기만 한다. 그런데 ‘나쁜 증자’가 특히 올해 많을 수 있다. 
왜 올해 특히 많을까.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지 2년째다. 재무 부담을 더 이상 견디기 힘든 회사들이 많다. 자본 확충을 해야 할 시점이다. 신용등급이 낮으면 채권 발행이 어렵거나 금리가 높다. CB(전환사채)도 최근 여러 규제가 생겼다. 기업 입장에서 유상증자 외 대안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나쁜 유상증자’를 미리 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