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엄마 욕하지 마라" 서울대 경제교수 뜻밖 팩폭

  • 카드 발행 일시2024.01.22

0(無)에서 1(有)을 만들어야만 창의적인 걸까요? 0.001만 달라도 창의적이에요. 창의성이란 점(点)이 아니라 선(線)입니다.

창의력은 새로운 걸 생각해내는 능력이다. 지금껏 없는 새로운 걸 제안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많은 사람이 창의적이길 바라지만, 정작 자신이 창의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이유다. 김세직(경제학) 서울대 교수는 “1이 돼야 비로소 창의적이라는 생각이 창의성을 키우는 데 방해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창의성은 이분법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손꼽히는 거시경제학자인 그가 창의성에 꽂힌 건 경제 때문이다. 그는 2016년 ‘장기경제성장률 5년 1% 하락의 법칙’을 발견했다. 한국의 장기경제성장률이 1990년대 이후 5년에 1%씩 하락 중이란 얘기다. 기준년으로부터 앞뒤로 5년, 총 11년의 경제성장률을 평균한 장기경제성장률은 한 나라 경제의 체력을 보여준다. 한국 경제의 체력이 떨어지는 건 기술 격차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선진국과 20년 이상 기술 격차가 있어 특허가 만료된 기술을 베껴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격차가 20년 안쪽으로 들어오자 더는 베낄 게 없었다. 새로운 걸 만드는 것 외엔 성장할 방법이 없다. 창의성이 중요한 이유다.

김 교수는 “0.1도, 0.4도, 0.8도 창의적”이라고 했다. 창의성은 1이라는 점이 아니라 0에서 1까지 무한대로 존재하는 선이라는 것이다. 창의성을 선으로 인식하면 누구나 창의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발 더 나아가 창의력은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 어제 0.1이었던 창의력이 오늘은 0.2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떻게 하면 창의성을 키울 수 있을까? 30일부터 ‘창의력을 키우는 7가지 방법’이라는 주제로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에 칼럼을 연재하는 김 교수를 만나 직접 물었다.

손꼽히는 거시경제학자인 김세직 교수가 창의성에 천착하는 건 경제 때문이다. 창의적인 인재 없이 경제 성장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제 남의 기술을 베껴 성장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전민규 기자

손꼽히는 거시경제학자인 김세직 교수가 창의성에 천착하는 건 경제 때문이다. 창의적인 인재 없이 경제 성장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제 남의 기술을 베껴 성장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전민규 기자

Intro. 창의성에 꽂힌 경제학자, 왜
Part1. AI는 창의적이지 않다?
Part2. 창의력을 키우는 일곱 가지 방법
Part3. 한국에선 창의적이 될 수 없는 이유

Part1. 인공지능(AI)은 창의적이지 않다?

김세직 교수는 “창의성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얼마든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18년간 독특한 방식의 수업을 진행하며 이 사실을 절감했다. 그의 수업은 ‘열린 질문’으로 유명하다. 수업 일주일 전 학생들에게 정답이 없는 질문을 과제로 던진다. 시간을 그려 보라거나 불의 나라에서 얼음을 화폐를 쓰는 법을 묻는 식이다. 수업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답을 발표하고, 토론을 벌인다. 발표와 토론이 마무리되면 김 교수는 과제와 관련된 경제학 개념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