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라이칭더 태클 걸면, K반도체는 뒤에서 웃는다? [2024 반도체 투자 전망 ①]

  • 카드 발행 일시2024.01.17

머니랩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으로 평가되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으로 평가되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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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규모가 작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대외 불확실성에 유난히 취약합니다. “미국이 기침만 해도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고 하죠. 그래서 투자자들의 눈은 ‘미·중 대리전’으로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 쏠렸습니다. 결국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민주진보당) 후보가 당선됐고,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과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만은, ‘황금 나사’(대체불가능한 첨단 반도체)라고 불리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있는 한국의 경쟁국입니다. 대만 상황이 올해 국내 증시의 ‘주도주’로 꼽히는 반도체 기업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머니랩이 글로벌 정세가 가져올 불확실성 속에 반도체 투자의 맥을 짚는 기획을 3회에 걸쳐 준비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트러블 메이커’라고 한 사람이 대만 지도자가 됐다.”

지난 13일 치러진 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라이칭더가 당선되자 미국 블룸버그는 이렇게 보도했다. 라이칭더는 역대 대만 정치인 중에서 친미·반중 성향이 가장 강한 인물로 분류된다. 뉴욕타임스(NYT)도 “중국이 ‘질색’하던 라이칭더가 새 총통이 됐다”며 “대만 유권자들이 ‘민주진보당(민진당)을 찍으면 전쟁을 하자는 것’이라던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는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중국은 라이 후보자가 당선되면 대만해협의 전쟁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었는데, 블룸버그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첫해에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2%, 한국 GDP의 23.3%가 사라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분석까지 내놨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전쟁까진 아니더라도, 중국은 대만에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여기서 한국 투자자가 주목할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① 첫째, 미·중 패권 다툼에서 대만은 동아시아 정세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 2018~2019년 미·중 무역전쟁이 격렬해질 때마다 한국 증시가 출렁인 것처럼 미·중이 대만에서 대리전을 벌일 경우 한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영국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이 2021년 블룸버그 기고글에서 “대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고 할 만큼 미·중 패권 경쟁에서 대만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② 둘째, 대만은 반도체 강국이다. 전 세계 반도체의 60%와 최첨단 칩의 90%를 생산 중이다. 대만의 위기가 한국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2024년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GDP의 42%에 해당하는 국가가 일제히 선거를 치르는 특별한 해다. 세계경제를 뒤흔들 변수도 속출할 예정이다. ‘세계 선거의 해’에 치러진 첫 선거의 결과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Point 1 역대급 ‘친미’ 택한 대만
  -신임 대만 총통은 누구
  -광부의 아들에서 의사, ‘트러블 메이커’로 불리기까지

📌Point 2 양안(兩岸) 전쟁 시나리오에 떠는 이유
  -중국·대만 전쟁 시, 한국 GDP 5분의 1이 증발한다?

📌Point 3 알고 보니 순망치한(脣亡齒寒) 
  -중국은 대만 반도체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나

📌Point 4 한국 약점만 집중 공략  
  -반도체 기업에 재정 투입하는 첫 대만정부
  -한국에 ‘경고등’인가 ‘반사이익’인가

대만해역 막히면 세계화물 절반 막힌다  

13일 라이칭더(왼쪽) 대만 총통 당선인과 샤오메이친 부총통 당선인이 외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EPA

13일 라이칭더(왼쪽) 대만 총통 당선인과 샤오메이친 부총통 당선인이 외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EPA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건 양안 갈등의 심화 여부다. 일부 외신은 라이 당선인에게 반발하는 중국의 무력시위 가능성을 거론한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명시적으로 ‘대만 통일’을 강조했다.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오는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부터 라이 당선인이 취임하는 5월 20일까지 대만을 향한 군사 위협 강도를 높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대만으로 무대를 옮겨 심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