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도, OPEC도 아니다” 국제유가 떨군 제3의 기름손

  • 카드 발행 일시2024.01.16

머니랩

1960년 출범 이래 국제 유가 시장의 승자는 대체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였다. 원유는 다른 원자재나 상품과 달리 산유국이 수요와 관계없이 제멋대로 공급을 결정할 수 있는 구조여서 OPEC가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제스처만 보여도 유가는 출렁였다. 이들이 ‘지구 최대의 카르텔’로 통한 이유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산유국의 감산 ‘약발’이 듣지 않는 모습이다. 글로벌 무역데이터 제공 업체인 케이플러 소속 원유 분석가 매트 스미스는 “OPEC가 국제 유가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려 싸우고 있지만 지고 있는 듯하다”고 평했다. 유가 결정 체계에서 변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긴데, 이를 제대로 읽을 수만 있다면 투자 기회를 포착할 수도 있다.

F 석유수출국기구(OPEC) 로고가 담긴 삽화. 로이터=연합뉴스

F 석유수출국기구(OPEC) 로고가 담긴 삽화.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Point 1. OPEC 감산에도 떨어진 국제유가
- 깨져버린 ‘산유국 감산 = 유가 상승’.
  새로운 스윙 프로듀서(swing pruducer)는 누구인가

📌Point 2. 분열의 시작
- ‘지구 최대의 카르텔’은 왜 갈라섰나

📌Point 3. 유가 반전의 시나리오
- “배럴당 150달러 간다” 전망까지 나온 이유

📌Point 4. 유가 방향에 ‘베팅’ 하려면
- 개인투자자를 위한 원유 투자 체크 리스트

산유국 감산 누른 미국의 증산

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러시아·멕시코 등) 간 협의체인 ‘OPEC+’는 지난해 11월 30일(현지시간) 올 1월부터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감산 방침을 밝혔다. 세계 하루 석유 생산량의 2.5%를 차지하는, 작지 않은 규모다. 그간 산유국이 뭉쳐 결정한 감산 발표는 유가 상승의 연료 역할을 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최근 국제 유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11월 30일 전 거래일 대비 1.9달러 떨어진 배럴당 75.96달러로 장을 마친 이래 지난해 12월 7일까지 6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기록했다. 배럴당 70달러 선도 무너졌다. 이후 등락을 거듭해 이달 12일에는 배럴당 72.68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OPEC 감산에 따른 영향이 아니다. 미국과 영국이 홍해를 봉쇄한 예맨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가하는 등 중동발 리스크가 떨어지던 유가를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