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사무실 배달시켜 먹었다…금융업체 CEO의 ‘마약 주문’ ③

  • 카드 발행 일시2024.01.16

그는 실패를 몰랐다. 혁신에 기반을 둔 금융 기업을 설립해 승승장구했고, 그 분야에서 누구나 알 만한 유명 인사가 됐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대표이사직을 던진 뒤 종적을 감췄다. 회사 측은 “일신상의 사유”라고만 밝혔을 뿐 정확한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다.

‘마약 루트’ 취재팀이 그의 행방을 찾아냈다. 그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당국은 그를 발판 삼아 동종 업계로 수사망을 넓힐 계획이다.

배우 ‘유아인의 일탈’과 ‘이선균의 비극’ 등 연예계 마약 스캔들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금융업계가 마약의 직격탄을 맞게 된 상황이다.

이 금융권 인사는 대낮에 우편을 통해 강남 한복판의 사무실로 버젓이 마약을 배송받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 땅에 뿌리내린 마약은 이렇게 고구마 줄기처럼 빠르게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이 인사는 누구며 과연 어떻게 꼬리를 잡혔을까.

강남 한복판으로 배달된 우편물… 그 안에 마약 있었다 

마약이 들어 있는 우편물이 한 빌딩으로 배달되고 있습니다.

금융업체 CEO가 우편으로 마약을 배송받은 곳은 강남역 인근의 이 빌딩 내 문서수발실이었다. 석경민 기자

금융업체 CEO가 우편으로 마약을 배송받은 곳은 강남역 인근의 이 빌딩 내 문서수발실이었다. 석경민 기자

지난해 8월, 세관의 제보를 접수한 검찰 수사관들이 움직였다. 타깃은 서울 강남역에서 남서쪽으로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 빌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