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까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사거리 500㎞의 지대지 유도탄을 개발할 것.
1974년 5월에 떨어진 박정희 대통령의 최종 명령은 단순하고도 분명했다. 그러나 아무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4년 안에 사거리 500㎞의 유도탄을 개발한다는 목표는 분명 현실적인 것은 아니었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최소한 5~6년은 걸리던 시절이었다.
1981년 정도까지라면 500㎞도 가능하겠지만, 1978년까지라면 나이키 허큘리스를 개량해 250㎞ 사거리의 유도탄을 만드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고 목표입니다.
박 대통령이 내려보낸 문서를 들여다보며 한숨짓고 있는 심문택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에게 유도탄 개발 책임자인 이경서 박사가 꺼낸 말이다. 실제로 두 사람은 개발 기한과 사거리 문제에 대해선 추후에 박 대통령에게 소상히 설명하기로 하고, 나이키 허큘리스를 개량하는 사업을 우선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