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 자체가 무효된다? 카카오 최악의 시나리오는

  • 카드 발행 일시2023.12.20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의 SM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합니다. (…) 산업 내 파트너들과 공정한 협력과 경쟁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K컬처의 위상을 높이며, 대한민국의 차기 수출 주력 산업으로 규모감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습니다.

지난 3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대승한 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발표한 입장문이다. 카카오가 엔터 업계 시가총액 1위 하이브를 꺾고 SM을 품에 안았음을 공표하는 사실상의 승리 선언문이었다. 그랬던 배 대표가 지난달 1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 공동대표도 지난달 15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됐다. 인수 경쟁이 과열되면서 ‘승자의 저주’가 벌어질 거란 전망은 있었지만, 이렇게 큰 위기가 카카오를 덮칠 거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SM 인수전을 펼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특히 승리 뒤 난처한 상황에 처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카카오는 SM 인수로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라는 위기에 봉착했다. 연합뉴스

카카오는 SM 인수로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라는 위기에 봉착했다. 연합뉴스

🔍SM 인수, 결국 ‘독’이 든 성배

카카오가 초유의 사법 리스크에 휘말렸다. 하이브가 SM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 카카오가 개입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이다. 인수를 이끌었던 배 대표는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카카오엔터와 SM의 주요 임원들도 기소를 앞둔 상황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김 창업자는 경영쇄신위원회에서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 바꿀 각오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영진의 위기와 더불어 카카오엔터가 처한 상황도 긍정적이진 않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7년 만에 적자를 냈다. 올해는 경력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경영 효율화 조치를 단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예상됐던 카카오엔터의 기업공개(IPO)도 중단된 상태다.

상장 전 기업 몸값을 띄우기 위해서 추진했던 SM 인수가 결국 독이 됐다는 평가다. 더군다나 값비싸게 산 SM의 상황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SM 중국 앨범 공동구매가 감소 추세인 데다 이수만 창업자가 떠난 뒤 계획했던 시스템 정비는 지지부진하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오너 리스크가 터진 이상 IPO는 당분간 진척이 없을 거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며 “리스크가 해소되더라도 카카오엔터의 수익성 개선 지표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난항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퇴장 앞둔 인수전의 두 주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