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요? 전두광입니다…‘서울의 봄’ 흥행의 비밀

  • 카드 발행 일시2023.12.06

안녕하세요. 황정민입니다. 일단 죄송합니다.

지난 3일 영화 ‘서울의 봄’ 무대인사에 나선 배우 황정민이 관객에게 첫마디로 사과를 건넸다. 이후 마이크를 잡은 배우들의 사과가 이어졌다. 극 중 전두광(황정민)의 비서실장이자 반란군 측 통신 임무를 맡은 문일평 역의 배우 박훈은 “요즘 지인들에게 ‘너랑 절연하겠다’는 연락이 많이 온다. 도청해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 무대인사는 ‘대국민 사죄 순회’로 불린다. 배우들의 호연 때문에 영화에 몰입하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는 관람평이 퍼졌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연기를 잘한 죄’로 관객에게 사과로 감사 인사를 대신하고 있다.

영화는 흥행 가도에 올라탔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누적 관객 수 486만 명을 넘기면서 극장 손익분기점 46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첫 번째는 지난 5월 개봉한 ‘범죄도시 3’. 누적 관객 수 1068만 명)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03년 한국 영화 중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달성한 ‘실미도’(1108만 명)의 명맥을 잇는 실화 기반 영화가 탄생할 수 있을지에도 기대가 쏠린다. 모두가 ‘서울의 봄’의 흥행에 집중하고 있을 때 장르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시선도 필요하다. 사실과 허구 사이, 실화 기반 영화로서 ‘서울의 봄’은 어느 지점에 놓여 있을까.

지난 3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서울의 봄' 포스터. 전두광을 연기한 황정민 얼굴에 구멍이 뚫려 있다. 뉴시스

지난 3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서울의 봄' 포스터. 전두광을 연기한 황정민 얼굴에 구멍이 뚫려 있다. 뉴시스

🎬실화 기반 영화, 사실 vs 허구

한국 영화사에는 ‘서울의 봄’처럼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 작품이 많다. 짧고 격동적인 현대사를 보내면서 영화 재료로 쓸 만한 극적인 사건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화 기반 영화는 역사적 사실이 기초가 되는 만큼 이야기를 처음부터 구상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맹점은 영화 속 인물이나 관련자가 현실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실제 사건을 극적으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상존한다. 실화 기반 영화를 만들 때 사실과 허구 사이 ‘균형 잡기’가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