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12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오원철 수석에게 극비 메모를 통해 내린 국산 지대지 유도탄 개발 지시는 그 다음 날 국방과학연구소(ADD)의 구상회 박사를 통해 ADD에 곧장 전달됐다. 그런데 이 무렵의 ADD는 상당히 곤란한 문제에 봉착해 있었다.
우선 일선 연구원들은 소총과 기관총, 수류탄 따위의 기본 병기를 개발하고 보완하는 속칭 ‘번개사업’으로 도무지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이 사업 또한 박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의한 것이자 실제로 촌각을 다퉈 진행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어서 여기에 투입된 인력을 빼내 새로이 유도탄 개발 계획을 수립할 형편이 전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