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에 베팅한 그들이 운다, 하얀 석유 덮친 ‘죽음의 골짝’

  • 카드 발행 일시2023.11.27

📈e-Data 스토리

글로벌 머니의 세계는 분석과 예측이 쉽지 않은 곳입니다. 단지 거래 완료 이후 나타난 가격만이 뚜렷할 뿐입니다.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가격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며 세속의 신이란 반열에 올려놓기도 한 이유입니다.

스미스 이후 수많은 이코노미스트가 가격이 드러나기 이전에 경제 흐름을 포착하기 위해 온갖 데이터와 지수를 개발했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는 생산-유통-교환 과정을 좀 더 명확하게 알기 위해서입니다.

e-Data 스토리는 무수한 경제(economy) 데이터(data) 가운데 ‘바로 지금’ 의미 있는 수치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남미 페루가 자국 리튬 보유량을 자랑하면서 2018년 7월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리튬이 들어 있는 돌. 로이터=연합뉴스

남미 페루가 자국 리튬 보유량을 자랑하면서 2018년 7월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리튬이 들어 있는 돌. 로이터=연합뉴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물질인 리튬의 원자 기호는 Li다. 원자 번호 1번인 수소와 2번인 헬륨에 이어 3번이다. 원소 주기율표에선 맨 왼쪽의 수소 바로 아래 있다.

지구의 가장 바깥층인 지각에서 리튬의 함량은 0.006% 수준이다. 아연이나 구리, 텅스텐 함량보다는 적고 코발트나 납보다는 조금 많다고 한다.

리튬은 암석 등에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계 최대 리튬 보유국인 남미 칠레에선 아주 짠 물(고염수)에 녹아 있다. 그 바람에 칠레에선 최근 ‘리튬 염전’이 급증했다.

남미 칠레 리튬 염전. AP=연합뉴스

남미 칠레 리튬 염전. AP=연합뉴스

‘경제적 트라우마’여서 그런가. 월가 사람들은 1973년 1차 오일쇼크 이후 경제적으로 값진 것은 ‘석유’에 비유하곤 한다. 요즘 리튬이 ‘하얀 석유’로 불린다.

월가 특유의 과장법이다. 하지만 터무니없지는 않다. 리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쟁탈전의 주역은 바로 미국과 중국이다. 두 나라는 자국뿐 아니라 남미 등에서 리튬 개발권을 놓고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을 보면 그럴 만하다. 이 시장이 2023년 574억4000만 달러(약 74조7000억원)에서 2028년 1206억5000만 달러(약 156조8500억원)로, 단 5년 사이에 110% 이상 급증한다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리튬을 하얀 석유로 부르는 월가 사람들의 통찰력인가. 미국 석유그룹인 엑손모빌이 리튬 개발에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