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다 지나 “美 경기침체 맞다” 뒷북판단에…그녀가 만든 지표

  • 카드 발행 일시2023.11.23

📈글로벌 머니가 만난 전문가  

미국 경제가 침체인지를 선언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경기판단위원회다. 위원회는 미 경기가 언제 정점에 이른 뒤 하강하기 시작했는지, 언제 저점에 이른 뒤 회복하기 시작했는지 등을 결정한다.

위원회는 부부 경제학자인 데이비드와 크리스티나 로머 UC버클리대 교수 등 미국 안팎에서 이름깨나 알려진 경제학자 8명으로 이뤄졌다.

그런데 위원회의 경기 판단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뒷북 판단’이란 점이다. 위원회는 투자와 고용시장, 장, 소비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바람에 침체가 발생한 지 6개월~1년 정도 흐른 뒤에 판단을 내린다.

미국 경제의 상징인 월가와 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경제의 상징인 월가와 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연합뉴스

그 바람에 ‘뒷북 판단’은 월가 플레이어뿐 아니라 미 의회 의원들과 백악관·재무부·중앙은행 정책 담당자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거의 되지 않는다.

월가 플레이어들이 ‘기술적 침체’라는 약식 기준을 만들어 침체인지를 가늠하는 이유다. 기술적 침체는 두 분기 연속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한 경우다.

미 콘퍼런스보드가 예상한 2024년 미 경제 성장률을 보면, 1분기와 2분기에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한다. 월가 플레이어들이 말하는 기술적 침체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분기 성장률이 해당 분기가 끝난 지 한 달 정도 뒤에 발표되는 점이다. 성마른 월가 플레이어에겐 기술적 침체 또한 뒤늦은 정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다. 2019년 당시 미 워싱턴 싱크탱크인 균형성장센터(Center for Equitable Growth)의 거시 디렉터인 클로디아 샴(Claudia Sahm)이 실업률을 활용해 침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바로 ‘샴리세션지표(Sahm Rule)’다.

'샴 법칙' 개발자 클로디아 샴. 블룸버그

'샴 법칙' 개발자 클로디아 샴. 블룸버그

개발자가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코노미스트여서 그런지, 샴지표는 첫선을 보인 2019년부터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의 경제 데이터베이스(FRED)를 통해 공개된다.

글로벌 머니는 미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를 알아보기 위해 샴 박사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그의 샴지표는 경제 데이터 가운데 조사와 발표 시점의 기간이 가장 짧은 보름 정도인 실업률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실시간 침체 온도계로 평가된다.

먼저 한국 독자를 위해 샴지표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면 좋겠다. 
샴지표는 최근 석 달치 실업률의 이동평균을 직전 12개월의 석 달 이동평균치 가운데 낮은 수치와 비교한 것이다. 최근 석 달치가 전년도 12개월 실업률 가운데 낮은 것보다 0.5%포인트 높아지면 침체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왜 최근 석 달치 이동평균과 직전 12개월의 석 달치 이동평균을 비교하는가.   
미국의 최신 실업률은 2023년 10월치인데, 3.9%다. 올해 8월과 9월치는 각각 3.8%다. 실업률은 변동성이 큰 지표다. 출렁거림을 줄이는 방법으로 이동평균를 구한다. 최근 석 달 이동평균치는 약 3.8%다. 직전 12개월 실업률을 바탕으로 석 달 이동평균을 구해 보면, 가장 낮은 수치는 약 3.4%다. 기자의 질문이 이동평균끼리 왜 비교하냐는 물음이기도 한데, 정책 담당자가 초단기인 한 달치를 보고 과잉 대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