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머니가 만난 전문가
미국 경제가 침체인지를 선언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경기판단위원회다. 위원회는 미 경기가 언제 정점에 이른 뒤 하강하기 시작했는지, 언제 저점에 이른 뒤 회복하기 시작했는지 등을 결정한다.
위원회는 부부 경제학자인 데이비드와 크리스티나 로머 UC버클리대 교수 등 미국 안팎에서 이름깨나 알려진 경제학자 8명으로 이뤄졌다.
그런데 위원회의 경기 판단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뒷북 판단’이란 점이다. 위원회는 투자와 고용시장, 장, 소비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바람에 침체가 발생한 지 6개월~1년 정도 흐른 뒤에 판단을 내린다.
그 바람에 ‘뒷북 판단’은 월가 플레이어뿐 아니라 미 의회 의원들과 백악관·재무부·중앙은행 정책 담당자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거의 되지 않는다.
월가 플레이어들이 ‘기술적 침체’라는 약식 기준을 만들어 침체인지를 가늠하는 이유다. 기술적 침체는 두 분기 연속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한 경우다.
미 콘퍼런스보드가 예상한 2024년 미 경제 성장률을 보면, 1분기와 2분기에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한다. 월가 플레이어들이 말하는 기술적 침체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분기 성장률이 해당 분기가 끝난 지 한 달 정도 뒤에 발표되는 점이다. 성마른 월가 플레이어에겐 기술적 침체 또한 뒤늦은 정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다. 2019년 당시 미 워싱턴 싱크탱크인 균형성장센터(Center for Equitable Growth)의 거시 디렉터인 클로디아 샴(Claudia Sahm)이 실업률을 활용해 침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바로 ‘샴리세션지표(Sahm Rule)’다.
개발자가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코노미스트여서 그런지, 샴지표는 첫선을 보인 2019년부터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의 경제 데이터베이스(FRED)를 통해 공개된다.
글로벌 머니는 미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를 알아보기 위해 샴 박사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그의 샴지표는 경제 데이터 가운데 조사와 발표 시점의 기간이 가장 짧은 보름 정도인 실업률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실시간 침체 온도계로 평가된다.
- 먼저 한국 독자를 위해 샴지표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면 좋겠다.
- 샴지표는 최근 석 달치 실업률의 이동평균을 직전 12개월의 석 달 이동평균치 가운데 낮은 수치와 비교한 것이다. 최근 석 달치가 전년도 12개월 실업률 가운데 낮은 것보다 0.5%포인트 높아지면 침체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 왜 최근 석 달치 이동평균과 직전 12개월의 석 달치 이동평균을 비교하는가.
- 미국의 최신 실업률은 2023년 10월치인데, 3.9%다. 올해 8월과 9월치는 각각 3.8%다. 실업률은 변동성이 큰 지표다. 출렁거림을 줄이는 방법으로 이동평균를 구한다. 최근 석 달 이동평균치는 약 3.8%다. 직전 12개월 실업률을 바탕으로 석 달 이동평균을 구해 보면, 가장 낮은 수치는 약 3.4%다. 기자의 질문이 이동평균끼리 왜 비교하냐는 물음이기도 한데, 정책 담당자가 초단기인 한 달치를 보고 과잉 대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