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유산? 그만 좀 합시다…당신이 모르는 ‘남이섬 진실’

  • 카드 발행 일시2023.11.22

국내여행 일타강사⑥ 당신이 알아야 할 남이섬에 관한 7가지 진실

11월 15일 예의 익숙한 보도자료가 배달됐다. 해마다 늦가을이면 남이섬에서 날아오는 소식. 올해도 남이섬에 ‘송파 은행나무 길’이 열렸다는 내용이다. 남이섬을 언제 이야기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자료를 받고 지금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남이섬은 겨울도 좋고 봄도 좋지만, 물론 남이섬에 쓰여 있는 것처럼 ‘오늘이 제일 좋지만’, 물안개 자욱한 섬에 노란 은행잎 깔리는 계절만큼 남이섬을 가장 잘 드러내는 때도 없기 때문이다.

남이섬은 누가 뭐래도 한류 관광 1번지다. 지난 20여 년간 남이섬은 외국인이 사랑하는 한국 여행지에서 빠지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를 겪기 전에는 해마다 외국인 100만 명이 방문했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난 올해 남이섬은 1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 45만3141명이 입장했다. 남이섬 민경혁 대표는 “코로나 사태 기간 마이너스 85%까지 추락했던 외국인 입장객 수가 코로나 사태 전의 60% 선까지 회복했다”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아직 안 들어오고 있지만 남이섬을 방문한 국가는 코로나 사태 전처럼 120개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남이섬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다들 남이섬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러신가? 나는 2004년부터 남이섬을 100번 넘게 드나들었다. 고백하건대 남이섬만큼 여행기자를 자극하는 여행지도 없었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여행기자로 살다 보면 어지간한 절경도 시시해진다. 벚꽃 피는 데서 벚꽃 피고, 단풍 지는 데서 단풍 지는 법이어서 매번 똑같으면 아무리 아름다운 것도 물리게 마련이다. 남이섬은 아니었다. 남이섬은 들 때마다 무언가 달라져 있었다. 그 작은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로 나는 남이섬을 무시로 들락거렸다.

2001년 남이섬의 연 입장객은 29만 명이었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10년 가까이 연 입장객 약 300만 명을 기록했다. 그중의 3분의 1이 외국인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긴 세월 성공한 국제 관광지는 없다. 한류 드라마 ‘겨울연가’로 남이섬이 뜬 줄 알지만, 일본에서 ‘겨울연가’가 처음 방영된 2004년 이후 일본인이 갑자기 몰려든 국내 관광지는 10곳이 넘는다. 그중에서 남이섬만 살아남았다. 남이섬의 겨울연가 특수도 3년을 넘지 않았다(일본인 입장객 2003년 3726명, 2004년 10만8303명, 2005년 10만3478명, 2006년 3만3796명). 올해 남이섬 방문 국가 순위에서 일본은 10위 안에 들지도 못한다. 당신이 안다고 믿는 남이섬은, 남이섬의 일부이거나 남이섬의 과거다.

하나 더. 남이섬만큼 혹독한 유명세를 치른 관광지도 없다. 문재인 정부 시절 친일파 유산으로 몰려 별의별 소문이 다 돌았었다. 나로서도 편치 않았다. 남이섬 기사만 쓰면 1000개가 넘는 악플이 달렸다. 이 글에도 아마 악플 세례가 쏟아질 터이다. 그래도 쓴다. 당신이 미처 모르는 남이섬에 관한 진실을 알리고 싶어서다. 여전히 나는 전국 관광지가 남이섬 시늉만 내도 한국 관광이 요 모양 요 꼴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목차

1. 은행잎 가상 현실
2. 고드름 키우기
3. 소주병 이코노미
4. 남이섬에는 인어공주가 산다
5. 하늘을 달리다
6. 나미나라 유니버스
7. 친일 유산 논란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