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2등’ 노가다꾼의 죽음…집엔 새 로또 용지 가득했다

  • 카드 발행 일시2023.11.21

이번 고독사 현장에선 특이하게 술병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중장년층 고독사 현장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것이 술병과 약봉지다.
과도한 음주로 건강을 해치고, 망가진 몸 때문에 약을 먹는 일이 반복된다. 그런 악순환이 중장년층 고독사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패턴이다.

이번 현장의 고인은 60세 남성. 요즘은 노인이라고 할 수 없는 멀쩡한 나이대다.

방에서 술병이 안 나온 것만큼 인상적이었던 것은 방 한쪽에 잘 간직해 놓은 가족사진이었다. 고인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과 고등학생쯤 돼 보이는 아들이 함께 찍었다. 단란해 보였다. 다만 아내로 보이는 인물이 사진 속에 없었다. 사별인지 이별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고인의 모친이 2014년도에 돌아가셨다니 그 이전 사진일 게다.

10년은 지난 가족사진. 물론 사진 한 장이 당시의 모든 걸 설명해 주진 못하지만 평범한, 평범해서 평온해 보이는 보통 가족의 행복한 한때였다.
그리고 10년쯤 뒤 고인은 무연고 시신처리가 됐다.

현장 청소를 맡긴 집주인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다. 유품을 정리하고 집안 특수청소를 맡기려고 경찰 쪽에 물어보니 고인의 가족으로부터 시신포기 및 현장정리 거부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한다. 그 10년 사이 아들과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고인은 최근까지는 건설현장 일을 해 온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