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도 못메는 캐디 안 잘랐다…최경주, 그 대회 ‘기적의 동화’

  • 카드 발행 일시2023.11.10

골프 초창기 프로골퍼는 캐디였다. 아마추어는 골프를 취미로 하는 고상한 사람들이었고 프로는 골프를 직업으로 하는 당시 기준으로는 천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프로는 골프장에서 아마추어의 캐디백을 메고 코스를 관리하고 골프용품을 만들어 팔았다. 골프 인기가 높아지면서 골프 실력이 좋은 투어 프로가 분화해 전문직이 되더니 요즘은 대중의 선망을 받는 일종의 귀족이 됐다.

과거 미국프로골프 대회의 캐디는 주로 경기가 열리는 골프장의 캐디 중 베테랑이 맡았다. 선수들은 그중 뛰어난 실력을 갖춘 사람을 데리고 다니면서 전문 캐디로 쓰기 시작했다.

하우스 캐디는 대부분 흑인이었기 때문에 초창기 투어 캐디는 흑인이 많았다. 그러나 투어가 커지고 캐디 수입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투어 캐디도 전문직화하고 있다.

재벌집 아들 캐디도

요즘 PGA 투어 전문 캐디는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도 많다. 최근 트렌드는 친구에게 가방을 메게 한다. 로리 매킬로이와 그의 캐디 해리 다이아몬드는 어릴 때부터 함께 골프를 한 친구다. 다이아몬드는 집이 북아일랜드에서 손꼽히는 재벌집이라서 아버지 사업을 이어가면 훨씬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데도 친구의 가방을 메고 다닌다.

한국에서도 얼마전까지 연습장 선후배나 코치, 가족 등이 선수 가방을 멨으나 투어 규모가 커지면서 전문 투어 캐디가 일반화되고 있다. 국내 투어에서 전문 캐디는 약 70명 선이다. 여자 45명, 남자 20여 명이 활동한다.

남자 투어에 전문 캐디가 적은 이유는 여자 선수에 비해 수입이 적은 데다 남자 선수들은 캐디 의존도가 낮아 굳이 전문 캐디를 쓸 필요가 없다고 여겨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