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 가라는 억새 손짓인가…해 지자 민둥산에 뜬 ‘ㅋㅋㅋ’

  • 카드 발행 일시2023.10.30

청명한 가을날,
20년 만에 민둥산(강원도 정선)과 마주했습니다.
기억 속의 민둥산과 사뭇 달랐습니다.

당시 오롯이 억새 천지였던 산엔 몇몇 나무가 터 잡고 선 채였습니다.
오가는 길 또한 말끔히 정비되었고요.

흐른 시간만큼 변했지만,
그래도 억새만큼은 그대로입니다.
오후의 태양 빛을 한껏 머금은 억새꽃은 여태도 찬란합니다.

사람 키보다 큰 억새 숲으로 숱한 사람들이 들어섭니다.
숲으로 드는 그 숱한 사람들,
하나같이 같은 말을 토해 놓습니다.
그것은 “와”라는 감탄사입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은 대체로 예서 온 길을 되돌아봅니다.
그 뒷모습에서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진한 아쉬움이 읽힙니다.
오래전 제가 그랬으니까요.
그러고는 20년 만에 다시금 찾은 겁니다.

이토록 찬란한 은빛 억새를 품은 이 산은 대체 왜 민둥산이란 이름을 얻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