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20억짜리 소가 산다고? 서산의 ‘인증샷 명소’ 비밀

  • 카드 발행 일시2023.10.18

국내여행 일타강사① 서산한우목장 

서해안고속도로 타고 내려가는 길. 충남 서산을 지날 무렵 차창 너머로 광활한 목장이 펼쳐졌다가 사라진다. 알프스 아랫자락 같기도, 제주 중산간 오름 밭 같기도 한 풍경. 한가로이 풀 뜯는 누렁소 무리가 스쳐갔던 것도 같다. 눈 깜빡할 사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찰나의 조우. 무엇이었을까? 목장 같았는데… 그런데 서산이 한우가 유명했나? 삽시간의 인연이 여행기자의 호기심을 부추긴다.

여행기자란 무릇 호기심과 역마살로 사는 직업. 목장의 정체를 추적했다. 서산시가 꼽은 ‘서산9경(景)’에서 이름을 찾아냈다. 서산한우목장. 수십 번 서산 땅을 드나들었어도 가본 적 없는 곳이다. 대한민국에 몰라서 못 가본 데가, 그것도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남아 있었다는 사실에 살짝 빈정이 상했다. 더 어처구니없던 건 이 목장이 SNS에서 인증사진 명소로 꽤 잘나간다는 사실이었다. 벚꽃 흩날리는 봄날이면 소위 MZ가 목장 주변에서 ‘인생사진’ 찍겠다고 소동을 벌인단다.

서산한우목장 인증사진에는 뜻밖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목장 바깥에서 촬영했다. 대관령 양떼목장, 고창 학원목장처럼 이름난 관광목장과 달리 서산한우목장의 인증사진은 한 장도 목장 울타리를 넘지 못했다. 인생사진 건지겠다고 드레스 차림으로 새벽 산행 감행하는 MZ들의 극성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서산한우목장 인증샷은 낯설고 어색했다. 그렇다면, 사연이 있다는 게다. 누구도 들어가면 안 되는 피치 못할 사정.

서산한우목장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던 시절, 벚꽃 만발할 때 촬영한 목장 사진이다. 서산의 소 전문 사진작가 최차열씨의 작품이다. 사진 최차열

서산한우목장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던 시절, 벚꽃 만발할 때 촬영한 목장 사진이다. 서산의 소 전문 사진작가 최차열씨의 작품이다. 사진 최차열

‘국내여행 일타강사’는 첫 순서로 서산의 오래된 소문 같은 목장을 이야기한다. 두어 달의 준비 끝에 9월 14일 서산한우목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반가운 소식부터 전한다. 이 금단의 목장이 내년 초 마침내 문을 연다. 뜻밖의 사실도 공개한다. 이 목장에는 한 마리에 20억원 들여 키우는 소가 100마리나 산다. 세상의 어떤 비경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