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로 걷자 허리 펴졌다…“폴발폴발” 노르딕 워킹 마법

  • 카드 발행 일시2023.10.17

지난 7일 경기도 여주시 상동 사단법인 여강길 사무실 2층. 박상신(55) 사단법인 한국노르딕워킹협회(KNO) 회장이 노르딕 워킹(Nordic Walking) 수업 중 갑자기 휴대전화로 연결된 음향시스템을 켜자 경쾌한 팝송이 흘러나왔다. 자연스럽게 어깨가 들썩이는 80bpm(beats per minute, 음악에서 템포를 나타내는 단위) 비트, 둥둥 소리가 심장을 때렸다.

“모두 어깨를 앞뒤로 흔들어 보세요. 팔만 흔들지 말고 어깨로 움직이는 겁니다, 팔에 힘을 빼고 어깨로. 자 모두 일어나서 음악에 맞춰 어깨로 걸어 보세요, 어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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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의 말에 강의실은 돌연 댄스 교습소가 됐다. 30여 명의 수강생이 한 번씩 강의실 앞으로 나와 어깨 사위 걸음을 선보였다. 어색함보단 신이 나서 강의실을 한두 바퀴씩 돌았다. “하하호호”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지난 7일 경기도 여주시 여강길에서 노르딕 워킹을 배우는 참석자들과 박상신(오른쪽) KNO 회장. 김영주 기자

지난 7일 경기도 여주시 여강길에서 노르딕 워킹을 배우는 참석자들과 박상신(오른쪽) KNO 회장. 김영주 기자

박상신 회장이 ‘K-노르딕 워킹’이라고 이름 붙인 뮤직 테라피를 통한 워킹 클래스다. 노르딕 워킹은 스틱 2개를 더해 4족 보행하는 걷기법 중 하나로 스칸디나비아반도 등 유럽 북구(Nordic) 지방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등산 스틱을 이용한 워킹보다 상체를 더 많이 써야 하는데, 그만큼 에너지 소비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노르딕 워킹이 전신운동이라고 하지만, 상체를 제대로 이용하는 사람은 드물어요. 상체, 특히 어깨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걸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리듬을 타야 해요. 갑자기 스틱 2개를 손에 쥐여 주고 네 발로 걸으라고 하면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지팡이 수준으로밖에 이용을 못 하는 거예요. 유럽에서 트레일러닝이나 산악마라톤을 하는 정상급 선수들은 대부분 노르딕 워킹 스틱을 쓰는데, 스틱을 한 몸처럼 이용합니다.”

.노르딕 워킹 스틱의 특장인 스트랩. 손목을 감싸는 스트랩은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다. 중앙포토

.노르딕 워킹 스틱의 특장인 스트랩. 손목을 감싸는 스트랩은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다. 중앙포토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손바닥으로 스틱 손잡이를 잡았다(Grip) 놨다(Release) 하는 ‘그립 앤 릴리스’가 노르딕 워킹의 특장점이다. 스틱을 땅에 찍을 때는 손잡이를 쥐어 잡고, 뒤로 밀면서 손바닥을 쫙 펴는 동작이다. 그립 앤 릴리스를 반복하면 손목 부위에서 ‘펌핑(Pumping)’이 일어나는데, 이는 혈액순환을 돕는다.

걷고 뛰는 박자는 심장 박동과도 연계돼 있다. 보통 걸음걸이는 80bpm, 빨리 걷거나 뛸 때는 120bpm 또는 그 이상에 맞춰진다. 박 회장이 걷기에 음악을 도입한 이유다. 박 회장의 ‘어깨로 걷기’는 80비트부터 120비트까지 템포를 높여가며 서서히 강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