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분 어딨는지 압니다” 국회의원에 온 조폭 협박편지

  • 카드 발행 일시2023.10.04

식구들이 의원님과 자제분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식구들을 말리고 있지만 이런 식이면 언제 모션을 취할지 모르겠습니다.

2001년 9월 24일 자택에 배달된 편지를 무심코 열어본 정형근(현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이 얼어붙었다. 협박 편지였다.

되짚어본 봉투 겉면에는 ‘광주광역시 김형욱’이라는 발신자명과 9월 19일 날짜의 서울 송파우체국 소인이 박혀 있었다. 발신자는 ‘여운환 회장님을 오래 모셔온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간산업개발 회장 직함을 갖고 있었던 여운환은 대검 중수부의 2차 이용호 수사 초기 정·관계 로비 등 명목으로 이용호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아간 혐의로 구속됐다.

2001년 9월 25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여운환(오른쪽)과 이용호. 두 사람은 이날 국감장에서 주고받은 자금의 성격과 규모를 놓고 치열하게 충돌했다. 중앙포토

2001년 9월 25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여운환(오른쪽)과 이용호. 두 사람은 이날 국감장에서 주고받은 자금의 성격과 규모를 놓고 치열하게 충돌했다. 중앙포토

그가 여느 브로커 혐의자들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은 건 폭력조직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그는 ‘국제PJ파’의 자금책 겸 고문 간부로 법원의 공인을 받은 인물이었다.

편지 내용은 가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