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판사·교수 된 서울대 삼남매…엄마의 ‘계룡산 집’ 비밀 ⑤

  • 카드 발행 일시2023.09.25

hello! Parents 특별기획 6부작 ‘그 엄마의 비밀’ 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교육(敎育)’이라는 게 가르치고 기르는 거잖아요. 그런데 대부분 부모는 가르치는 것만 신경 써요. 기르는 게 더 중요한데 말이죠.

삼남매를 모두 서울대에 보낸 김정국(70)씨의 말이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공부는 낮에 해 떴을 때 학교에서 하는 것이고, 밤에 달이 뜨고 집에 오면 쉬어야 한다”는 지론 때문이다. 그는 교사를 학생들을 밝게 비추는 ‘해’로, 부모는 아이들을 은은하게 품어주는 ‘달’에 비유했다. 대신 아이들에게 숨 쉴 구멍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주말이면 자연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틈틈이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정서 함양에 더욱 공을 들였다.

한남대 교육학과 겸임교수로 10여 년간 강단에 섰던 그는 “학습엔 인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이 있다. 인지는 지식, 정의는 태도와 관련이 있는데 양쪽 고르게 발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부 바퀴와 감성 바퀴가 같은 크기로 자라야 앞으로 나갈 수 있어요. 한쪽만 커지면 같은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게 됩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사춘기가 되면 그 차이가 확연히 보이죠. 자기 힘으로 바퀴를 굴릴 수 있는 아이는 쭉쭉 치고 올라가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는 계속 부모가 끌고 가야 해요.”

삼남매의 서울대 진학 비결도 감성에 있다. 아이들의 성향은 다 달랐지만, 감성은 크고 작은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무기가 되어줬다. 서울대 고고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건축·미술사학과 종신교수가 된 첫째 딸에게는 지적 호기심을 확장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판사가 된 둘째 딸과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하고 치과 의사가 된 막내아들에게는 지친 심신을 달래는 이완제가 되어줬다. 특히 삼수 끝에 서울대에 합격한 막내는 음악 덕을 톡톡히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