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쿡쿡’ 이게 통한다, 서울대 보낸 워킹맘 노하우 ④

  • 카드 발행 일시2023.09.22

hello! Parents 특별기획 6부작 ‘그 엄마의 비밀’ ④

워킹맘의 아이들은 상위권을 유지할 수는 있어도 극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기 어렵다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드라마 ‘SKY 캐슬’ 첫 화에서 김주영 선생님은 학부모 4명을 앉혀놓고 이렇게 말한다. 1년간 지도할 학생 2명을 뽑는 자리에서 이 말을 들은 워킹맘은 탈락했다. 그의 말은 사실일까?

연년생 두 아들을 키운 워킹맘 유정임(59)씨는 “공부하고 싶은 마음만 들게 하면 못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이지, 엄마가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라디오 PD였던 그는 두 아이가 한창 공부할 시기 아침 프로그램 연출을 맡아 무려 5년간 새벽 5시에 출근하는 삶을 산 ‘열혈 워킹맘’이다. 이모님 손을 빌려 키운 두 아들은 각각 KAIST 물리학과와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그라고 좌절했던 순간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학원 설명회에 갔다 학습 진도를 훤히 꿰며 송곳 같은 질문을 하는 엄마들을 보면서 “나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사나” 싶었던 날도 있고, “일한다고 아이 잠재력 다 깎아 먹는 건 아닌가” 자책하던 순간도 많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늘 같았다. ‘공부는 대신해줄 수 없다.’ 그렇다면 양육자는 뭘 해야 할까? 그가 찾은 답은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자”였다.

육아야말로 제대로 하자고 들면 끝이 없다. 하루 8시간은 직장에 매여 있을 수밖에 없는 워킹맘에겐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 유정임씨가 두 아들을 키운 방법을 잘 들여다보면 물리적 한계를 인정하고 찾은 노하우가 보였다. 지난 6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부산과 서울에서 그를 만나 비결을 물었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 학습이 아니라 학습 동기를 챙겼다

아이를 학원에 보낼 수도, 책을 사줄 수도, 책상에 앉힐 수도 있다. 하지만 공부하게 할 수는 없다. 유정임씨의 말대로 공부는 자기가 해야 한다. 공부를 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대체 어떻게 하면 될까?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기, 그게 가장 어려운 일 아닌가요?
2008년에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 애틀랜타 CNN 본사에 견학을 간 적이 있어요. 초등학교 3학년이던 둘째가 방송국 규모에 놀랐는지 “엄마, 언젠가 나도 여기서 일할 수 있을까요?” 하고 묻더군요. 기자님은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아마 이렇게들 말할 거예요. “물론이지. 그러려면 영어 잘해야겠다. 열심히 공부하자.” 공부 얘기로 끝나면 반감만 생길 거예요. 그래서 저는 “네 자리를 하나 골라보자”고 했어요. 아이가 정중앙에 있는 커다란 책상을 가리켰죠. 전 이렇게 말했어요. “오늘부터 저 자리는 네 거야. 매일 저 자리에 앉은 너를 상상해 보자. 그럼 정말 꿈을 이룰 수 있어!”
꿈을 찾아주라는 건가요?
공부해야 할 이유를 찾아주자는 겁니다. 목표가 있고, 이유가 있으면, 시키지 않아도 하거든요. 그게 어떤 직업이나 일이 될 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