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서울대 보낼 자신 있다” 목동 엄마 학원 대신 택한 것 ③

  • 카드 발행 일시2023.09.21

hello! Parents 특별기획 6부작 ‘그 엄마의 비밀’ ③

전 아이들 공부 욕심이 있는 엄마였어요. 그래서 독서를 선택했어요. 학원은 빼더라도 책 읽는 시간은 지켜주려 했죠.

두 딸을 서울대와 KAIST에 보낸 엄마 이미향(53)씨는 “어릴 때 책을 좋아하던 아이도 학원과 숙제에 치이다 보면 독서와 멀어지는 게 현실”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좋은 학원 많은데, 왜 욕심이 안 났겠냐”면서도 “그럼에도 독서를 우선순위로 둔 것이 내 자녀 교육의 소신이자 비결”이라고 했다.

이씨는 서울 3대 학원가로 꼽히는 목동에서 두 딸을 키웠다. 그의 딸들이라고 학원을 안 다닌 건 아니다. 모두 영어유치원을 나왔고, 초등학교 저학년 땐 일주일에 한 번씩 수학·과학 학원에 갔다. 하지만 이씨가 언제나 중심에 둔 건 책 읽기였다. 어렸을 때부터 매일 2시간 이상 ‘그만 좀 읽어라’고 말려야 할 정도로 독서를 즐기는 딸들이었다. 이씨는 아이들 책 읽기에 학원이 방해된다 싶으면 횟수를 줄이다 관뒀고, 숙제가 짐이 되면 ‘하지 말라’고 했다.

독서 덕분이었을까. 큰딸은 고등학교 때 학원 하나 안 다니고도 전교 1등으로 서울대 건축학과에 갔다. 둘째는 한국과학영재고를 거쳐 KAIST에 입학,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 이씨는 “아이 성적을 내는 데 당장 학원이 효과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게 하고 실력 차이를 벌리는 건 결국 독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펴낸 『독서가 사교육을 이긴다』는 제목의 책에서 “다시 아이들 어렸을 때로 돌아간다면 학원 없이도 온전히 독서로만 입시를 이끌 자신이 있다”고도 했다.

전국권 학군지에서 자녀를 키운 이씨가 학원보다 책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사교육을 뛰어넘어 공부, 그리고 입시까지 잡으려면 책은 어떻게 얼마나 읽어야 할까? 지난 7일 이씨를 만나 물었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학원을 가지치기 했다

“그래서 딸들은 어떤 학원 얼마나 다녔나요?” 이씨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 그는 “남들만큼은 아니지만 다닐 만큼은 다녔다”며 “책을 강조한다고 사교육 받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가 강조하는 건 적어도 초등학생이라면 학원에 돌리느라 책 읽을 시간이 모자라게 만들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건 소탐대실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씨는 “책으로 공부하는 전략은 어떤 학원을 빼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며 “학원·활동 욕심을 버리고 적절히 가지치기를 하는 게 포인트”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