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졸 두 아들 서울대 보냈다, 중졸 막노동꾼 아빠의 전략 ⑥

  • 카드 발행 일시2023.09.26

hello! Parents 특별기획 6부작 ‘그 엄마의 비밀’⑥ 

돈 말고 시간을 투자하세요

경제력도, 정보력도, 학력도 없는 아빠가 두 아들을 서울대에 보냈다. 중졸(中卒)의 막노동꾼 출신 아빠 노태권(67)씨다. 노씨는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 두 아들을 서울대까지 보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양육자의 관심과 보살핌이 우선돼야 한다는 얘기다. 너무 당연한 말 아니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관심과 보살핌을 돈으로 해결하고 있진 않나요?”

노씨네 삼부자는 모두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노씨는 난독증으로 중학교도 간신히 졸업했다. 노씨의 첫째는 게임에 빠져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고, 둘째는 아토피가 심해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했다. 노씨 삼부자가 모두 중졸이 되자 가장 속상해한 건 노씨의 아버지였다. 공무원이었던 노씨의 아버지는 자식 교육에 헌신적이었다. 노씨의 두 남동생을 연세대에 보낼 정도로 교육열이 높았다. 아버지는 “손자 둘 다 (춘천에서) 서울로 보내라. 내가 가르치겠다”고 했다. 하지만 노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빠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노씨는 춘천에서 사교육 한 번 없이 두 아들을 직접 가르쳐 서울대에 보냈다. 첫째는 2011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둘째는 2015년 서울대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노씨는 “난 공부 머리를 타고난 사람이 아니다. 애들도 서울대 보내려고 공부시킨 게 아니었다”고 했다. 난독증 아빠는 공부와 담쌓은 두 아들을 어떻게 가르쳤을까? 지난 7일 그를 만나 물었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 행동으로 보여줬다   

노씨는 자신을 “빵점도 아닌 마이너스 백점 아빠였다”고 소개했다. 아이들이 학교를 관둔 것도 자신 탓이라고 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뒤늦게 시작한 한글 공부에 정신이 팔려 정작 아이들은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거다. 아이들은 무관심한 아빠를 외면했다. 첫째가 중학교 3학년 때 쓴 어버이날 카드에는 ‘우리 아빠는 무식하고 별 볼 일 없는 막노동꾼’이라고 적혀 있었다. 노씨는 “부모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학습 문제의 불씨”라고 했다. 아이를 충분히 보살피지 않으면 정서 불안이 커지고 결국 학습 의지를 꺾는다는 거다. 그가 “공부하라고 말하기 전에 좋은 관계부터 쌓으라”고 하는 건 그래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