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돈 대신 제주땅 받아와”…그 여교사 120억 날린 사연

  • 카드 발행 일시2023.09.22

마을 구석에 있는 밭, ‘구석밧’의 천지개벽

1998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할 때 일이다. 당시 같이 근무하던 여선생이 내게 하소연했다. 남편이 지인에게 3000만원을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해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땅 1200평(3960㎡)을 대신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 출신인 내게 그곳 부동산 시세와 투자가치를 알아봐 달라 부탁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일대에 조성된 영어교육도시 전경. 가장 앞에 보이는 건물은 국제학교 4개 중 하나인 브랭섬홀아시아(Branksome Hall Asia) 메인 건물이다. 사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일대에 조성된 영어교육도시 전경. 가장 앞에 보이는 건물은 국제학교 4개 중 하나인 브랭섬홀아시아(Branksome Hall Asia) 메인 건물이다. 사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나는 서귀포시 중문이 고향인데도 구억리가 어딘지 잘 몰랐다. 구억리는 마을 구석에 있는 밭, ‘구석밧’이라는 지명에서 유래했다. 얼마 후 제주에 내려온 나는 그곳 지번을 물어물어 찾아가 봤다. 맹지, 즉 사방이 길도 없는 초지였다. 주변에 물어봤는데 가격이 평당 몇만 원 안 했고, 전망도 없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