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예수의 무덤에서 제자들은 무엇을 보았나
성묘 교회 안에 있는 동굴 무덤을 나왔다. 아르메니안 교회의 성직자들이 성가를 부르며 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십자가에서 내린 예수의 시신을 눕혔다는 돌이 있었다. 놀라웠다. 저 위에 예수의 시신을 뉘었다니 말이다. 그 돌 위에 순례객들이 손을 얹거나 엎드려 기도하고 있었다.
궁금했다. 예수가 못 박힌 곳, 십자가에서 숨을 거둔 곳, 그리고 사흘 만에 부활한 초월적 역사의 공간은 과연 어디일까.
나는 눈을 감았다. 물음이 올라왔다. ‘예수의 죽음은 무엇을 뜻하나. 예수의 부활은 또 무엇을 의미하나.’ 그 물음이 우리를 겨누고 있었다. 이제는 우리 차례다. 그 물음에 답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예수가 여기에 묻히든, 저기에 묻히든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