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 박정희 대통령과 악수
1978년 6월 2일 대통령 박정희는 제주시 애월읍 상귀리 항파두리에서 열린 항몽유적지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했다. 당시는 몰랐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박정희 대통령의 마지막 제주도 방문이 됐다. 그날 제주도민과 학생 등 2만여 명이 행사장에 모였다. 항몽유적지는 고려시대 몽골에 항쟁한 삼별초의 마지막 보루였던 곳으로, 1997년 4월 18일 사적 제396호로 지정됐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던 나도 그날 행사장에 일찍 가서 대통령 일행을 기다렸다. 20분 정도 흘렀을까? 약 30m 앞에 승용차가 멈추더니 대통령이 내렸다. 대통령은 기다리던 도민과 악수하면서 행사장 안으로 들어오셨다.
TV에서 봤던 것처럼 작은 키에 얼굴이 까무잡잡했다. 당시 60세였던 대통령은 특유의 옅은 미소를 띤 채 나와 스치듯 악수하며 지나갔다. 나는 또래보다 키가 작아 행사장 맨 앞에 있었다. 45년이 지났지만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