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냥이, 못 배워서 그래요…뒷발차기 도발에 숨은 진심

  • 카드 발행 일시2023.09.07

더중앙플러스가 ‘댕댕정보통’ 시즌2,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즐거운 세상 ‘멍냥 정보통’을 새로 연재합니다. 강아지(멍!)와 고양이(냥!), 몸과 맘이 건강한 반려동물을 위하여! 국내 유일의 동물행동의학전문의 김선아 수의학 박사가 이 세상 모든 집사들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제 직업은 웹툰 작가예요. 어느 날 동료 작가가 엄마 잃은 새끼 고양이를 구조하여 저에게 임시보호를 부탁했어요. 아기 고양이에게 ‘토토’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젖병으로 키웠는데요. 토토는 벌써 10개월이 돼 청소년 고양이가 됐습니다. 문제는 몇 달 전부터 토토가 물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손과 팔, 다리가 성한 곳이 없죠. 조용히 엎드려 숨어 있다가 갑자기 공격해 피를 볼 때도 있는데요. 제 팔다리를 앞다리로 잡고 물고, 가끔은 뒷발질도 해요. 이제는 토토가 좀 무섭기도 합니다. 평생 이렇게 물리고 긁히고 살아야 할까요? 귀엽긴 한데, 정말 이렇게 평생 살 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10개월의 청소년 냥이라니, 에너지가 한창 넘칠 나이네요. 토토가 ‘공격’ 한다고 표현했는데, 토토의 행동은 ‘공격성’이라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고양이들이 사람에게 보이는 공격성 원인은 대부분 ‘두려움’입니다. 가장 흔한 예는 모르는 사람이 다가오는데 피할 수 없을 때 또는 가족들이 무언가 원하지 않는 핸들링(예: 발톱 깎기, 약 먹이기 등)을 하려 할 때입니다. 이럴 때는 ‘마징가 귀’ 또는 ‘비행기 날개 귀’라고 부르는 귀를 옆으로 내리면서 하악질을 하거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토토처럼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가 갑자기 달려들어 앞발로 잡고 뒷발차기를 하는 건 놀이 행동입니다. 하지만 부적절한 놀이 행동입니다. 놀고 싶은 에너지는 넘치는데, 어떻게 적절하게 놀아야 할지 모르는 청소년 고양이들에게 자주 보입니다. 가장 흔하게는 젖병으로 키운 수컷 고양이들에게 많이 보이고, 보호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는 약 세 살까지입니다. 즉 한창 에너지가 넘치는 나이입니다.

새끼 고양이가 어떻게 행동하고 살아야 할지 학습하는 시기인 사회화 시기는 생후 2~9주입니다. 이때는 동배 새끼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노는 방법, 특히 놀 때는 이빨로 다칠 정도로 강하게 물면 안 된다는 것도 배우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 지낼 기회가 없으면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못 배웠을 수 있습니다.

못 배웠으니 ‘질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함께 사는 사람 가족이 다치기도 하니 분명히 개선해야 하는 문제행동이긴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