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갔는데 금강산이었다…그곳서 원피스 휘날린 이유

  • 카드 발행 일시2023.07.31

‘금강산 화암사’라는 표지석에 아연실색했습니다.
‘설악산 신선대’로 가자는 지인에게 이끌려 왔건만,
‘금강산 화암사’ ‘금강산 신선대(성인봉)’라니 아연실색할밖에요.
목적지를 잘못 찾아온 겁니다.

알고 보니 이랬습니다.
포털에 ‘설악산 신선대’를 검색하면
대체로 ‘금강산 신선대(성인봉)’가 주르륵 나옵니다.
대체 이유가 뭘까요?

어느새부턴가 ‘금강산 신선대(성인봉)’가 MZ세대들이 열광하는 인생 사진 명소가 된 탓이었습니다.
너나없이 SNS 혹은 포털에 ‘금강산 신선대’에 관한 이야기만 올리니
‘설악산 신선대’는 검색에서 묻혀 버린 겁니다,

그런데 화암사에, 또 신선대에 왜 뜬금없이 ‘금강산’이란 고유명사가 떡하니 앞서 붙었을까요?
시작은 화암사에서 비롯됐습니다.
화암사의 기록을 전하는 사적기에 ‘금강산 화암사’로 표기된 데서 비롯한 겁니다.
769년(신라 혜공왕 5), 진표율사가 금강산의 동쪽에 발연사, 서쪽에는 장안사, 남쪽에 화암사를 창건한 데 기원이 있습니다.
이렇듯 화암사가 금강산의 남쪽 줄기에 닿고 있으며,
남쪽에서 북으로 보면 화암사는 금강산이 시작되는 신선봉 바로 아래에 세워져 있는 형상을 취하고 있기에 ‘금강산’이 붙은 겁니다.

하여튼 요즘 행정구역으로 하자면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토성면에 있는 화암사, 신선대입니다.

‘설악산 신선대’를 찾아가다가 잘못 찾아온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금강산 신선대(성인봉)’에 올랐습니다.

올라가서 보니 안개 자욱했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데 수많은 사람이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사진 찍느라 여념 없는 이에게 물었습니다.
이리 안개 자욱한데도 산에 오른 이유가 뭔지 물은 겁니다.

“저 안개 속에 울산바위가 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사진 찍으면 인생 사진이 됩니다. 그래서 올랐는데 하필 안개 자욱하네요. 다음에 맑은 날 다시 와야겠네요. 여기서는 누구나 작품이 되니까요.”

“여기서는 누구나 작품이 된다”니 그 풍경이 자못 궁금했습니다.
눈앞에 떡하니 울산바위 앞에선 누구나 ‘인생 사진’을 찍게 된다니 꼭 한번 보리라 작정했습니다.

비 온 후 다음 날 맑아진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서울에서 새벽길을 달려 그곳으로 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