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하게 피는 천사의 날개…암흑 속 ‘매미 우화’ 찍는 법

  • 카드 발행 일시2023.07.24

장마철이 되니 매미가 우짖습니다.
안 그래도 후덥지근한데 이 친구들이 잠 못 들 게 합니다.

그래서 깜깜한 밤에 자그마한 손전등 두 개와 휴대폰을 들고 동네 뒷산으로 마실 나섰습니다.

산으로 드니 아니나 다를까 우후죽순처럼 매미 유충이 흙을 파고 나옵니다.
그러고선 풀이든, 나무든, 나무 가림막이든 오를 수 있는 그 무엇을 타고 한사코 오릅니다.

그렇게 올라 그들은 온 다리로 스스로 고정합니다.

이는 껍질을 벗고 탈바꿈하기 위해서입니다.

온몸을 고정한 후 껍질을 째면서 서서히 나오기 시작합니다.
거꾸로 인 자세로 아주 천천히,
꽃이 피는 것처럼 천천히 껍질에서 몸을 빼냅니다.

머리부터 나와 날개, 다리 순서로 빠져나옵니다.
꿈틀 꿈틀거리며 그렇게 나오는 겁니다.

마지막엔 등을 한껏 휜 자세로 나올 수 있는 한 최대로 몸을 뺀 후,

다시금 몸을 일으켜 앞발로 껍질을 잡고 몸을 바로 세웁니다.

이때부터 날개가 천천히 펴집니다.
아주 천천히 스르륵 스르륵 펴지는 겁니다.

그렇게 날개를 곧추 편 후,
날개를 말립니다.
이후 아주 연한 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해 갑니다.

그렇게 매미가 되어 가는 겁니다.

이때가 이들에겐 가장 위험한 순간입니다.
꼼짝 못 하는 순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