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에서 기어이 핀 ‘천리향’…가히 문주란이다 싶었다

  • 카드 발행 일시2023.07.17

출장으로 간 제주에서 문주란이 피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것도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광치기 해변에 피었다니 가서 보리라 작정했습니다.

사실 문주란은 쉽게 볼 수 있는 꽃이 아닙니다.
제주도 구좌읍의 토끼섬이 북방한계 지역입니다.
귀하니 토끼섬 문주란 자생지가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될 정도입니다.
게다가 육지에서 가깝긴 하지만,
나름 섬이니 접근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늘 맘에만 두고 있던 터에 광치기 해변에 피었다니
어떻게든 가서 보리라 작정한 겁니다.

새벽에 광치기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 터라 차 안에서 잦아들길 기다렸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어슴푸레 꽃이 보였습니다.

세찬 비바람에도 아랑곳없는 자태,
가히 문주란이다 싶었습니다.

비가 잦아들자 해안길로 나섰습니다.
‘성산읍 조개바담길’이란 이정표가 나옵니다.
그 길가에 문주란이 늘어섰습니다.
이른바 꽃길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