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회복? 난 회의적…아시아는 美제재에 달렸다”

  • 카드 발행 일시2023.07.24

📈글로벌 머니가 만난 전문가  

미국 인플레이션이 2023년 6월에 3% 수준까지 낮아졌다.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실업률 급등 등 혹독한 대가를 ‘아직은’ 치르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3% 수준까지 낮아졌다. 미 실업률은 2023년 6월 현재 3.6%다. 완전고용 기준이 분석가마다 다르지만, 6월치 정도면 완전고용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미 일자리 상황이 좋다 보니 2023년 하반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힘을 잃고 있다. 대신 둔화 수준에서 인플레이션 파이팅이 끝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경제는 어떨까.

ING 로버트 카넬 수석 이코노미스트. CNBC 화면 캡처

ING 로버트 카넬 수석 이코노미스트. CNBC 화면 캡처

이 궁금증을 풀어줄 사람으로 글로벌 머니는 네덜란드계 금융그룹인 ING 로버트 카넬 아태지역 리서치 대표를 골랐다. 카넬은 싱가포르에서 근무한다. CNBC 등 해외 미디어가 아시아 경제 흐름을 전할 때 빼놓지 않고 의견을 구하는 이코노미스트다. 또한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 전문가들의 시각이 궁금할 때 글로벌 머니가 곧잘 코멘트를 구하는 이코노미스트이기도 하다.

먼저 아시아 경제에 곧바로 영향을 주는 미국 통화정책 리스크를 짚어봐야 할 것 같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흐름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움직임은 어떤가.
미 경제가 현재까지는 튼튼해 보인다. 고용시장은 호황이고 인플레이션은 (3%로 억제 목표인 2%보다) 여전히 높은 상태다. Fed가 2022년 이후 서둘러 긴축한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기 위해 뜸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내가 보기에 미국 물가상승률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빠르게 떨어질 듯하다. 그렇게 되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목소리는 잦아들 전망이다.
아시아가 너무 넓어 하나로 묶을 수 있을지 종종 의심되지만, 어쨌든 아시아 경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아시아를 둘러싼 환경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점점 악화하고 있다. 미 경제는 현재까지는 꽤 탄탄하지만 흐름은 둔화하고 있다. 유럽은 취약한 상태인데, 나빠지고 있다. 세계경제에서 가장 큰 두 블록이 올해 말까지 더 나빠질 전망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더 나아질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아시아 경제의 기초는 수출이다. 수출이 아시아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수출은 세계 경기의 오르내림에 아주 민감하다.  

中 팬데믹 해제 특수?   

중국이 팬데믹 봉쇄를 푼 지 반년이 넘었다. 봉쇄가 풀리면 중국이 아시아 경제의 회복을 이끌 줄 알았는데….
중국 팬데믹 봉쇄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들이 소비를 늘리면 아시아 경제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소비는 외식 등에 집중됐다. 중국인들이 밖에 나가서 식사하는 것은 내수에는 좋다. 하지만 (아시아의) 나머지 지역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하반기에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회의적이다. 하반기에 회복된다는 말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연초에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주로 하는 말이다. 나는 지금 당장이나 2023년 하반기보다는 내년에 나아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현재 세계의 비즈니스 사이클은 좋지 않은 상태다.
팬데믹 봉쇄가 풀린 이후 중국 외식산업이 활황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팬데믹 봉쇄가 풀린 이후 중국 외식산업이 활황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경제가 봉쇄 해제에도 기대한 만큼 활력을 보이지 못한 이유가 궁금하다.
중국 경제가 2023년에 암묵적인 성장 목표인 5%를 넘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엉망이었다. 그 바람에 성장률 1.5%포인트 정도는 까먹은 듯하다. 그런데 올해는 그 정도 성장률을 깎아먹지는 않을 듯하다. 다만 중국 경제가 봉쇄 해제 이후 눈부시게 성장하지 못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무엇일까.
미국이 중국과 교역, 특히 첨단 기술 제조업에 가하는 제한이다. 이는 중국 서비스와 노동의 흐름에도 영향을 준다. 게다가 중국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아시아의 대중 무역에도 상당히 극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제재가 아시아 지역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경기 순환과는 별개의 문제다(달리 말하면, 미국과 유럽 경제가 호황으로 돌아서도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는 얘기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日 디플레 탈출, 내년 상반기까지 봐야”  

일본은 어떤가. 물가가 3% 이상 오르고 있다. 이 정도면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임금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 물가 상승이 수요 측면에서 발생하고 있다면 일본은행(BOJ)이 관리할 수 있다. 물가 상승세가 꺾인다면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등 대응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반면에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원인이라면 BOJ 영역 밖의 일이다.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 인플레이션이 2% 아래로 떨어져도 BOJ가 어떻게 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BOJ 내부자들도 현재 3%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이어질지를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 바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공격적인 국채매입을 통한 수익률 곡선관리(YCC) 등 양적 완화(QE) 수준보다 더 비통상적인 정책을 쉽게 접지 못하고 있다.

BOJ 총재가 최근 바뀌었다. 우에다 가즈오(71) 새 총재가 기존 정책을 재평가하고 있는데, 언제쯤 정책을 바꿀까.
우선 BOJ는 (정책 리뷰가 끝나고 물가상승이 이어지는 듯하면) 마이너스 금리정책 대신 제로금리 정책을 채택할 것이다. 제로금리 정책을 취해도 경제에 충격이 크지 않을 듯하다. 이런 변화는 올해 말 이전보다는 내년 이후에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2024년 1분기나 2분기다. 그러고 나면 실제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전망이다(통화정책 변화 충격에도 인플레이션이 꾸준한 게 BOJ에 최상이다). 그리고 2023년 봄 임금협상이 강력하게 진행됐다. 상당히 인상적이다. 임금 인상 흐름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탄력을 받을지, 그 결과 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 등도 2024년 봄 임금협상을 봐야 한다. 실제 그렇게 된다면 꽤 흥미로울 전망이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한국은행, 금리인하 시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