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하면 이틀은 삐져요, 주인은 모르는 ‘강아지 병’

  • 카드 발행 일시2023.07.06

🐕김선아 박사의 금쪽 같은 내 강아지

“다섯 살 말티즈 송이의 반려인입니다. 송이는 솜사탕처럼 달콤한 외모를 가졌지만 예민하고 겁이 아주 많아요. 특히 미용만 하면 며칠 동안 집이 난리가 난답니다. 우선 미용하고 온 당일과 다음 날은 삐져서 침대 밑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이 기간 사료는 전혀 먹지 않고요. 침대 밑으로 물그릇과 습식 캔을 넣어주면 최소한의 양만 먹습니다. 이틀 정도 뒤엔 침대 밑에서 나오긴 하는데, 가족들이 만지려고 하면 버럭 화내는 것처럼 날카롭게 비명을 질러요. 밤에는 악몽을 꾸는 건지, 자주 깨서 헥헥거리며 돌아다니고요. 미용 갔다 온 뒤 화가 풀리려면 일주일도 넘게 걸리는 것 같아요.

가끔 뉴스에서 보는 것처럼 미용사 선생님이 폭력을 쓰거나 거칠게 구시는 것도 아니에요. 선생님은 동물을 정말 사랑하는 분이라 아이들을 살살 달래 미용해 주세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송이는 미용을 받으며 비명을 지를 때가 많다고 해요. 미용을 안 할 수도 없고…. 미용만 하면 크게 삐지고 화내는 우리 송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송이와 같은 사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근데 이전 다른 사연들과 다른 점이 있지요. 질문하는 이가 사연처럼 보호자가 아닌 미용사라는 겁니다. 때때로 반려견이 미용을 받고 난 뒤 ‘이상행동’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많은 보호자가 미용 중 학대가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심하죠. 그럼 미용사는 보호자에게 해명을 합니다. 지금은 매장 내 CCTV 설치가 의무지만, 그 이전엔 의무가 아니었거든요. CCTV 없이 결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누명을 벗고자 저를 찾아오는 거지요. 그 때마다 가장 많이 하는 조언은 그 강아지를 병원으로 데려가 다른 질병이 없는지 검사를 받으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으로요. 강아지는 미용을 받고 ‘삐진 것’이 아니라 ‘아픈 것’일 수 있다고요. 미용 때문에 아픈 것이냐고요? 반은 맞고, 반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