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고터’가 있다면, 대전엔 ‘복터’가 있다. ‘고터’는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 ‘복터’는 대전시 동구의 대전복합터미널(DTC·Daejeon Termnial City)을 말한다. ‘고터’가 그렇듯이 ‘복터’에 터미널만 있는 게 아니다. 대형 쇼핑몰을 비롯해 멀티플렉스와 대형 서점이 있고 레스토랑과 병원 등 약 200개의 상점이 있다.
오늘의 주인공은 미술관처럼 건물 안팎으로 예술을 품은 대전복합터미널이다. 건물 밖에 세계적인 예술가 베르나르 브네의 철 조각 ‘선(線)’, 하우메 플렌자의 ‘산나’, 토니 크랙의 작품 ‘러너(Runner)’가 있고, 대합실에 로버트 테리엔의 거대한 테이블 설치 작품이 있는 곳 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곳에선 동관과 서관 두 건물을 잇는 2층 연결 통로(DTC 아트센터 d1)에서도 미술 전시가 수시로 열린다. 또 동관 1층에도 전시공간(d2)이 있다. 이쯤 되면 DTC는 ‘아트’에 진심인 터미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터미널은 어떻게 예술을 품게 됐을까. 사람들이 이동을 위해 혹은 식사를 하거나 쇼핑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곳에서 우연히 미술 작품을 만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굳이 이곳에 미술품을 배치한 이들의 뜻은 무엇일까. 이곳에 숲을 가꾸듯이 미술을 심고 가꾸며 키워온 주역 DTC 이영민 부회장 겸 DTC아트센터 관장을 만나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