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 위협 세력 있다” 檢 겨냥한 폭탄 발언 ⑩

  • 카드 발행 일시2023.07.04

2006년 11월 19일은 일요일이었다. 3년 차 중앙일보 법조기자 백일현(현 중앙일보 콘텐트제작에디터)은 여느 일요일과 다름없이 월요일자 신문을 만들기 위해 아침 일찍 서초동으로 출근했다.

발제 거리를 고민하던 그의 머리에 문득 최근에 본 기사가 떠올랐다. 대법원장 이용훈이 서초구 사랑의교회에 다닌다는 내용이었다.

론스타 사건의 와중에 이슈 메이커로 떠오른 이용훈은 당시 법조기자들의 최우선 타깃이었다. 하지만 그는 기자들에게 단독으로 곁을 내주지 않았다.

주일의 성전(聖殿)에서라면? 밑져야 본전이었다. 백일현은 교인으로 보이기 위해 성경 한 권을 손에 쥔 채 무작정 교회를 찾아갔다.

역시 있었다. 맨 뒷자리에 앉아 예배를 보던 이용훈이 눈에 들어왔다. 그날 따라 일이 되려고 했는지 그는 혼자였다.

중앙일보 2010년 1월 7일자에 실린 옛 사랑의교회 예배 모습. 중앙포토

중앙일보 2010년 1월 7일자에 실린 옛 사랑의교회 예배 모습. 중앙포토

예배가 끝나는 순간 백일현이 급습했다. 당황한 이용훈은 손사래를 쳤지만 젊은 기자의 끈기를 당해낼 수 없었다. 실랑이 끝에 결국 손을 들었다.

“감자탕이나 한 그릇 합시다.”

교회 식당에 마주 앉아 그날 점심 메뉴였던 감자탕을 먹으면서 그는 조금씩 입을 열었다. 자신에게 쏟아진 의혹들을 조목조목 부인하던 그가 특히 목소리를 높인 지점이 있었다.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을 위협하는 세력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