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일타강사⑩ 여행 고수의 ‘나의 해외여행 필살기’
」일타강사 10회 강의는 ‘초청 특강’을 준비했다. 어차피 여행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다. 일타강사가 9차례에 걸쳐 해외여행에 필요한 정보와 노하우를 정리했지만, 냉정히 말해 모두에게 맞춤한 정보고 노하우라 할 수는 없다. 해외여행 일타강사는 시즌1 마지막 회에 맞춰 특기가 분명한 여행 고수 10명을 모셔 그들로부터 ‘나만의 해외여행 필살기’를 들었다. 배낭여행만 다니는 여행작가는 배낭이 무거워도 꼭 챙기는 물건을 말하고, 베테랑 여행 가이드는 이탈리아 소매치기를 물리치는 기상천외한 비결을 들려준다. 술 좋아하는 여행작가의 여행 가방에는 ‘이것’이 들어 있고, 승무원 출신 여행작가는 또 다른 ‘이것’을 껴안고 비행의 피로를 풀었다고 귀띔한다. 펄떡이는 정보와 생생한 경험담 속에서 당신의 여행을 꾸려 보시길. 세상에는, 저마다의 행복이 있듯이 저마다의 여행이 있다.
10년 차 배낭여행자의 배낭
캐리어 끌고 가는 단기 여행보다 배낭을 짊어지고 떠나는 장기 여행을 좋아한다. 내 삶에 꼭 필요한 것만 배낭 하나에 채워 떠났다가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어놓으면 한동안은 내 집처럼 느껴진다. 체구가 작고 저비용항공을 선호하는 탓에 배낭 무게는 7㎏ 이내로 맞추는 편이다. 배낭여행만 10년을 하다 보니 나름의 짐 싸기 노하우가 있다.
옷은 최소한만 준비한다. 레깅스, 트레이닝 바지, 얇은 후드집업, 양말, 스카프 정도. 신발은 크록스 하나로 충분하다. 나는 속옷 대신 잘 마르는 재질의 민소매 톱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 여럿이 쓰는 숙소에 속옷을 걸어두면 보통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수건은 스포츠 타월 하나를 매일 빨아 쓰고, 비누와 때수건은 소형 반찬통에 함께 넣어 부피를 줄인다. 컵라면·고추장은 넣지 않지만, 대용량 라면 수프와 누룽지는 빠뜨리지 않는다.
에어 베개는 장거리를 이동할 때 안락한 여행을 위해 꼭 필요하다. 평소에는 접어두었다가 필요할 때만 입으로 몇 번 불어 사용하면 된다. 게스트하우스 베개가 지저분해 보일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장기 여행에선 책만큼 좋은 친구도 없다. e북 리더기나 아이패드가 무게 부담이 적다. 카드 종류의 작은 보드게임도 배낭에 넣고 다닌다. 보드게임은 낯선 장소에서 외국인과 가장 빨리 친해질 수 있는 도구다. 여권이나 신용카드처럼 중요한 건 작은 가방에 따로 넣어 항상 휴대한다. 샤워할 때도 갖고 들어간다. 예쁜 사진을 찍고 싶은 날은 벼룩시장에서 가벼운 원피스를 산다. 현지 분위기도 살리고, 가성비도 챙길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다.
안시내. 여행작가이자 콘텐트 크리에이터. 배낭 메고 떠나는 아프리카 종단 같은 험난한 여행을 사랑한다.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을 비롯해 책 5권을 펴냈다.
스위스 초콜릿, 프랑스 마트가 더 싸다
요즘 패키지여행은 반나절 이상 자유 시간을 보장하는 상품이 많다. 뭘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손님이 많은데, 유럽에 가면 카페 문화부터 경험해 보시라 권한다. 미리 출력해둔 나라별 커피 주문법을 드린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익숙한 한국인도 유럽인처럼 커피를 음미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선 일반 에스프레소보다 물의 양이 더 적고 진한 ‘리스트레토’를, 오스트리아에선 커피에 휘핑크림을 얹은 ‘아인슈페너’를 즐기는 식이다.
음식도 유럽인처럼 경험할 수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를 가면 ‘피오렌티나’ 스테이크(흰 소의 안심과 등심을 함께 맛보는 티본 부위)를 꼭 드시라고 말한다. 나폴리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피자 ‘마르게리타’를 먼저 권하지만, 버팔로 젖 치즈를 얹은 ‘부팔라 피자’도 함께 추천한다.
유럽 여행의 묘미 중 하나가 쇼핑이다. 스위스 브랜드 초콜릿을 선물로 사는 사람이 많은데, 스위스나 공항 면세점보다는 프랑스나 독일 마트에서 사는 게 더 싸다. 유럽에 갔다면 유럽 맥주를 마셔야 한다. 벨기에의 트리펠·시메이 맥주, 체코 카를로비바리 맥주를 추천한다. 네덜란드에서는 립밤을 사자. 한국의 올리브영 같은 ‘헤마’에서 파는데, 1개 가격이 1.25유로(약 1700원)여서 잔뜩 사서 나눠주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