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연예인만 혐오해왔다, US오픈 여는 ‘은둔의 클럽’

  • 카드 발행 일시2023.06.16

15일 개막한 제123회 US오픈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LA 컨트리클럽 노스(north) 코스에서 열린다. 1899년 생긴 이 골프장에서 US오픈이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는 훌륭하다. 세계 랭킹 1위 존 람이 “역사상 가장 멋진 US오픈이 될 만한 코스”라고 칭찬할 정도다. 미국골프협회는 이 클럽에 몇 차례 대회 개최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1954년 US주니어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열었더니 외부 관중이 들어와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70년이 다 되도록 문을 닫았다.

1899년 생긴 LA 컨트리클럽은 부동산 가격으로 따지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골프장이다. 36홀 코스는 LA의 부촌인 베버리힐스에 325에이커(약 131만㎡, 약 39만8000평) 규모다. 한국으로 치면 강남 한복판에 있는 선정릉 비슷하다. 선정릉의 1.3배 되는 땅이 소수 부자들의 놀이터로 쓰이는 것이다. 땅값만 약 10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골프클럽은 일반인들에게 존재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유지라고 해도 그 금싸라기 땅을 왜 당신들만 쓰냐는 항의를 들을 수 있다. 이 골프장은 간판도 없다. 입구에 10101번지라는 주소만 작게 붙여 놨다. 외부인들은 우리에 대해 알려고 하지 말라고 말하는 듯한 인상이다. 그래서 LA 컨트리클럽은 이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이름을 따 LA 컨피덴셜(비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 은둔의 클럽이 이번 US오픈으로 일반인에게 문을 연다. LA 컨트리클럽은 석유·철도 등 미국의 전통적인 산업 재벌 등이 주요 회원이다.

클럽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수도인 할리우드에 있는데 연예인을 회원으로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예인은 블랙리스트’다. 여러 배우와 엔터테이먼트 비즈니스의 거두들이 회원이 되려다 좌절했다. 배우 출신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LA CC 회원이었는데 배우가 아니라 전 대통령 자격으로 가입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