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현만 사랑한 게 아니다, 김시우 옆자리 꿰찬 ‘빗자루’

  • 카드 발행 일시2023.06.09

김시우는 지난해 가을 일본 나라현 코마CC에서 벌어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에 초청 선수로 참가했는데 평소와 두 가지가 달랐다. 당시 약혼자였던 오지현이 대회 내내 그를 따라다녔다는 것이 하나고 가슴 높이까지 올라오는 긴 퍼터를 들고나온 것이 다른 하나다. 롱퍼터는 빗자루(broom)처럼 길다고 해서 브룸 퍼터로도 불린다. 그때 그는 오지현뿐 아니라 빗자루와도 사랑에 빠졌다.

올해 김시우가 잘나간다. 김시우는 8일 현재 PGA 투어 페덱스 랭킹 6위다. 21개 대회에서 우승 한 번, 준우승 한 번 등 톱10에 다섯 번 들었다. 상금만 480만 달러(약 62억8000만원)가 넘는다. 김시우 생애 최고의 해다.

그가 잘나가는 이유는 지난해 신한동해오픈에서 보여준 두 사랑과 관계가 있다. 김시우는 “결혼 전에는 잘 안 되면 대충 경기하곤 했다. 결혼 후엔 인내심을 가지고 경기하다 보니 성적이 좋아졌다”고 했다. KLPGA 투어 프로골퍼 출신 부인인 오지현은 “내가 돈 많이 벌어오라고 닦달한다”고 농담을 했다.

또 다른 한 축은 빗자루 퍼터다. 김시우는 퍼트가 약한 편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퍼트로 얻은 타수 이득 순위에서 가장 잘한 게 111위였다. 2017년에는 라운드당 0.392타를 잃었고, 지난 시즌에는 0.404타를 잃었다. 4라운드 한 대회로 치면 1.6타씩이다. 실력이 종이 한 장 차이인 투어 프로들에게는 하늘과 땅 차이다.

지난해 김시우의 퍼트 순위는 177등이었고,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퍼트가 안 돼 화가 나 퍼터를 부러뜨리고 4개 홀을 우드로 퍼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