㉟ 닭 울음소리에 베드로가 통곡한 진짜 이유
예수는 올리브산의 겟세마니에서 체포됐다. 성전 경비병들은 밧줄로 예수를 묶었을 터이다. 손을 묶었을까, 몸을 묶었을까. 예수는 꽁꽁 묶인 채 올리브산의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그리고 언덕길의 예루살렘 성문을 통과해 카야파 대사제의 관저로 끌려갔다.
나도 그 길을 따라 걸었다. 예수는 외로웠을 터이다. 제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예수가 겟세마니의 바위에 엎드려 기도할 때 제자들은 잠에 곯아떨어졌다. 그리고 예수가 체포되자 사방팔방으로 흩어졌다. 심지어 “가장 나이가 어린 제자는 몸에 두르고 있던 천까지 내던지고 알몸으로 도망쳤다”고 성경에 기록돼 있다. 한 패거리로 연루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오직 베드로만이 멀찍이 떨어져 끌려가는 예수의 뒤를 따랐다.
예수는 혼자였다.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칼과 몽둥이, 그리고 횃불을 든 적들만 있었다. 그러니 외롭지 않았을까. 갈릴래아와 사마리아, 유다 광야와 예루살렘을 누비며 “스승님”이라 부르고 따르던 제자들이 모두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