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 예수 몰아세운 카야파 질문

  • 카드 발행 일시2023.05.27

㉟ 닭 울음소리에 베드로가 통곡한 진짜 이유

예수는 올리브산의 겟세마니에서 체포됐다. 성전 경비병들은 밧줄로 예수를 묶었을 터이다. 손을 묶었을까, 몸을 묶었을까. 예수는 꽁꽁 묶인 채 올리브산의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그리고 언덕길의 예루살렘 성문을 통과해 카야파 대사제의 관저로 끌려갔다.

나도 그 길을 따라 걸었다. 예수는 외로웠을 터이다. 제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예수가 겟세마니의 바위에 엎드려 기도할 때 제자들은 잠에 곯아떨어졌다. 그리고 예수가 체포되자 사방팔방으로 흩어졌다. 심지어 “가장 나이가 어린 제자는 몸에 두르고 있던 천까지 내던지고 알몸으로 도망쳤다”고 성경에 기록돼 있다. 한 패거리로 연루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오직 베드로만이 멀찍이 떨어져 끌려가는 예수의 뒤를 따랐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베드로 통곡교회에서 바라본 예루살렘성과 올리브산. 백성호 기자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베드로 통곡교회에서 바라본 예루살렘성과 올리브산. 백성호 기자

예수는 혼자였다.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칼과 몽둥이, 그리고 횃불을 든 적들만 있었다. 그러니 외롭지 않았을까. 갈릴래아와 사마리아, 유다 광야와 예루살렘을 누비며 “스승님”이라 부르고 따르던 제자들이 모두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