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리 “조사받겠다, 단…” 검찰 난감하게 한 뜻밖 제안 ③

  • 카드 발행 일시2023.05.09

“답이 왔습니다. 조사받겠답니다.”
“그래? 됐네 이제.”
“그런데, 귀국은 못 하겠답니다.”
“뭐? 그게 무슨 말이야?”

2006년 봄 대검 중수부의 론스타 수사팀을 들썩거리게 한 이는 이정환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스티븐 리였다. 1998년 론스타 코리아를 설립하면서 대표로 취임했을 때 그의 나이는 갓 스물아홉이었다. 그의 모친은 국내 유수의 여대를 졸업한 뒤 1967년 도미(渡美)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역시 한국인 유학생이던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둘 사이에 스티븐 리가 태어났다.

그는 LA의 명문 사립 중·고교와 UCLA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MBA 졸업을 앞두고 있던 그에게 누가 찾아왔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 사모펀드 론스타의 회장 존 그레이켄이었다.

미국의 연기금과 사립학교 재단 등이 전주(錢主)인 론스타는 세계적으로 200억 달러를 넘나드는 규모의 펀드를 운용 중이었다. 그레이켄은 직접 하버드대가 있는 보스턴으로 날아와 스티븐 리를 여러 차례 면접했고, 최종 합격 판정을 내린 뒤 한국으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