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그 방엔 벽돌 가득했다…어느 모녀의 ‘극악무도 범죄’

  • 카드 발행 일시2023.05.09

오래전에 다녀왔던 범죄피해 현장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살해 후 시신을 유기한 방식이 극악무도했기 때문이다.

현장은 강남의 한 빌라였다. 현장은 사전에 이야기를 듣지 않았더라면 무슨 상황인지 알아채기 어려울 법한 모습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2005년께 재력 있는 70대 남성 A는 서울의 한 상가에서 장사를 했다. 같은 상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50대 여성 B를 알게 되었다. A는 남편 없이 홀로 딸을 키우던 B와 가까워졌다. 하지만 그는 유부남이었다. 10여년간 이어진 내연의 관계. 이내 두 사람에겐 비극이 닥쳤다. A의 재산이 욕심난 모녀가 범죄를 공모한 것이다.

모녀는 서류를 조작해 여러 차례 A에게 돈을 받아냈지만, 욕심은 끝이 없었다. 결국 모녀는 유흥업소 직원과 심부름센터 직원 등을 동원해 A를 납치하고, 그에게서 금품을 갈취했다. 그럼에도 불륜이 들통날까 두려웠던 A는 신고하지 않았다.

두 번째 납치가 또 벌어졌고, 이 사건에서 A는 살해당했다. B가 A를 목 졸라 살해한 것. 원하는 만큼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사건은 여러모로 충격적이었다, 특히 모녀가 범죄를 공모해 사건을 저질렀다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보다 더 경악스러운 사실이 있다. 바로 시신을 유기한 방법이었다.

사건 당시 A의 가족은 연락이 두절되자 실종신고를 했다. B를 포함한 가해자들은 불안해졌고, 강남의 한 빌라를 단기 임대해 시신을 옮겨 두었다. 그리고 벽돌과 시멘트를 주문했다. 빌라 창가에 시신을 눕히고 벽돌을 쌓은 후 그 안에 시멘트를 부어 시신을 유기했다.

현장에는 철거해 놓은 벽돌이 가득했다. 이것을 치우고 사건 이전의 모습으로 복구하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 벽돌과 시멘트 덩어리들을 치우기 시작하자 끔찍한 장면들이 드러났다. 마치 석고를 뜬 듯, 시멘트 덩어리에 피해자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피해자의 시신을 이불 등으로 감싸지 않고, 그대로 유기한 것이었다.